IT기기 필수 부품 가운데 하나인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살아있어 이들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심텍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437억6200만원, 영업이익은 243억9100만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보다 17.7%와 164.5%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큰 것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제품믹스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모리 모듈과 보드온칩(BOC) 중에서 DDR3 비중이 1분기 39%에서 45%로 확대됐으며 모바일 기기용 칩을 패키징할 때 사용되는 FMC(Flash memory card PCB), MCP(Multi chip packaging) 등 고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22%로 늘었다.

반도체 출하량 증가 추세,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에 적용되는 고수익 제품군 확대로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인 인터플렉스도 2분기 큰 폭의 실적 호전을 달성했다. 2분기 인터플렉스의 매출액은 845억2600만원, 영업이익은 78억61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25.2%, 233.7% 증가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의 다변화 까지 이루고 있다는 점이 실적 호전세를 견인했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 등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전략 모델에 FPCB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애플과의 거 래 개시로 하반기 공급물량 규모도 상반기 대비해 대폭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플렉스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도 수주물량이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달은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내 FPCB 소재 1위 업체인 이녹스도 마찬가지다. 이녹스의 매출액은 244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4% 늘었고 영업이익은 35억6200만원으로 85.91% 증가했다. 이녹스의 이같은 실적 호전은 FPCB의 적용분야 확대 및 수요 증가와 함께 해외시장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녹스도 3분기에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녹스 관계자는 "3분기는 FPCB 업계의 본격적인 성수기에 해당되며 삼성전자 등의 휴대폰 출하량 증대와 함께 그 동안 준비해 온 해외 매출처에 본격적인 공급이 예상되는 등 하반기 실적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반기에는 그 동안 국내외 고객사와 공동개발로 진행한 반도체 패키지용 소재의 런칭이 본격화되고 이미 개발을 마친 LED 방열 기판용 메탈CCL 소재를 양산하는 등 사업구도와 수익모델도 다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B 관련업체의 한 임원은 "1분기가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어 IT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기본적으로 IT제품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팔리고 현재 제품 공급 상황 등을 봤을 때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PCB관련업계의 실적 호조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오고 있는 하반기 IT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재고 소진의 문제로, 엔드 유저의 수요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패널 등 상품 성격이 있는 부품과 달리 PCB는 주문 생산이라서 PCB관련업체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