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지주 계열사에 임원 인사바람이 불 전망이다. 국민은행 부행장급 13명 전원은 27일 사표를 제출했다. KB금융은 다음 달 안에 다른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국민은행 임원인사를 실시,조직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사표를 제출한 계열사 사장단 8명과 국민은행 부행장급 13명 중 일부는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8월까지 모든 계열사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한 뒤 9월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이날 출범한 '그룹변화혁신 실무작업단(TFT)'은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장기적 안목에서 마련하게 된다.

◆임원 인사폭 의외로 클 수도

국민은행 부행장 13명은 이날 일괄 사표를 냈다. 민병덕 은행장이 내정된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 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국민은행 내부의 해석이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8개 계열사(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KB생명 KB선물 KB신용정보 KB인베스트먼트 KB데이타시스템 KB부동산신탁) 대표들도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어 회장은 임영록 KB금융 사장과 민 행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해 후속 인사 안을 마련하면 계열사 사장과 국민은행 부행장 일부의 사표를 선별 수리하고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KB금융 주변에서는 계열사 사장단 2~3명과 국민은행 부행장 일부가 용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임원 일부도 바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어 회장은 민 내정자가 29일 주총에서 취임하면 이른 시간 안에 KB카드를 분사할 방침이다. 또 국민은행 조직도 일부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 회장은 평소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경영 전략은 지주사에서 총괄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런 만큼 은행의 전략담당 부서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과 지주사에 각각 배치된 정보기술(IT) 관련 부서도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 부행장 자리가 13개에서 신한은행 수준인 10개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변화혁신 TFT 출범

이날 KB금융 조직 개편을 이끌 그룹변화혁신 실무작업단(TFT)이 공식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민 내정자는 출범식에 참석해 "KB금융은 수익 급감과 대손충당금 증가,고비용 저효율 등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며 "빨리 고치지 않으면 KB금융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 내정자는 "KB금융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TFT 여러분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많은 고민과 사랑,열정으로 진정한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당부했다. 그는 "미래에 도움이 되는 아젠다를 발굴해달라"며 "행장 취임 즉시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해 TFT가 생산한 아젠다를 조속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TFT는 KB금융의 리딩 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위해 어 회장이 제시한 4가지 전략 방향인 경영효율성의 극대화,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 기반구축,고객 요구 충족을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글로벌경쟁력 제고를 구현하기 위한 실행 조직으로 연말까지 운영된다.

9개 팀과 23개 사업단위로 구성됐다. 박동창 부사장이 이끌게 된다. 국민은행 직원과 외부전문가,노조관계자 90여명이 TFT에 속해 있다. 국민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해 KB금융 계열사 사장들과 지주 및 은행의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변화혁신위원회'와 외부자문그룹 등이 TFT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어 회장은 9월 첫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설 예정이다. 어 회장은 KB금융 최대 주주인 ING은행 본사가 위치한 네덜란드와 영국,미국,홍콩,싱가포르 등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57% 정도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