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FX마진거래(이종통화거래)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한국 FX마진거래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08년에는 계약액이 453조원으로 치솟았다. 2009년의 경우 증거금률을 2%에서 5%로 상향 조정한 레버리지 규제의 여파로 거래가 주춤했지만 올 들어 다시 회복세다. 이에 따라 한국보다 먼저 FX마진거래가 정착된 일본 전문회사들의 한국시장 진출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 성장과 비례해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규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불법적인 거래가 늘어나면서 건전한 대안투자처가 아닌 '투기'의 장으로 비쳐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던 현상이다. 같은 문제를 먼저 겪었던 입장에서 보면 한국 FX마진거래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고민해 볼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투자자 증거금 보전장치 강화의 필요성이다. 현행 법규에는 증거금 보전 관련 규정이 미비해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다음으로 원화를 통화쌍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문제다. 이는 통화정책과도 연결되는 민감한 이슈여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투자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통화쌍별 거래순위 1~3위 통화쌍이 달러-엔,유로-엔,파운드-엔으로 모두 엔을 포함하고 있다. 원화거래가 허용된다면 FX마진거래 저변 확대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최소거래 단위를 현행 10만달러에서 1만달러로 낮추는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 자금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투자자에게만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투자자 편의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10만달러'라는 부담 때문에 증권사와 선물회사를 통하지 않고 1만달러만 있으면 가능한 해외 업체와 불법 거래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 FX마진거래시장은 일본보다 늦게 시작되긴 했지만 잠재력은 크다. 적절한 규제와 투자자들의 올바른 인식이 결합해 시장이 제대로 정착되고 나아가 전체 금융 · 자본시장의 발전까지 이끌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카시마 히데유키 클릭증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