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기대가 돼요.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에 많은 갤러리 속에서 신바람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희경)

오는 9월1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국내 최대 여자골프대회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 챔피언십 J골프 시리즈'(총 상금 7억원)의 대회 장소가 88CC로 정해지면서 출전 선수들은 물론 골프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문을 통해 대회 장소를 들은 일부 선수는 연습라운드 예약(부킹)을 마쳤을 정도다.
서울 강남서 20분…숲 속 코스서 한국 골프여제 가린다
88CC는 메이저 골프대회를 치를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7월 개장한 88CC는 경기도 용인 청덕동 법화산(385m)을 주봉으로 한 280만㎡(85만평) 부지에 건설된 36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국가 유공자의 자립 지원 자금으로 건립된 이 골프장은 88관광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근무자들의 사명감이 남다르다. 카트마다 태극기가 꽂힌 것도 이 때문이다.
88CC는 남성적인 동코스(길이 6484m)와 여성스러운 서코스(6427m)로 나뉜다. 동코스는 업다운이 만만찮아 '로(low) 핸디캐퍼'들의 도전의식을 부추긴다. 비교적 완만하고 아기자기한 서코스는 주변에 산림이 울창해 이웃 홀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홀별 독립성이 뛰어나다. 골프장 전체가 20년 이상 된 수목으로 우거진 자연휴양림인 셈이다.

서울 강남서 20분…숲 속 코스서 한국 골프여제 가린다
88CC는 지난해 이후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새 골프장으로 탈바꿈했다. 정체를 빚었던 서코스와 동코스 이동 구간에 승용카트를 도입,라운드 시간을 4시간30분 미만으로 줄였다. 조식 할인행사는 물론 매주 스페셜 메뉴를 선정해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황토찜질방 시설을 설치하는 등 여성라커를 전면 개 · 보수하고 동 · 서코스 그린을 한지형 양잔디로 교체했다. 지난해 강원도 주문진에서 이송한 규사(모래)를 벙커에 깔았다. 야지와 중지가 섞인 페어웨이의 잔디 밀도가 촘촘해 큰 대회를 치르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홀마다 복병이 숨어 있어 과욕은 금물이다. "14개 클럽을 골고루 사용할 줄 알아야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는 게 우양현 경기팀장의 설명이다. 그린 빠르기도 대회 때는 3m 이상으로 셋업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외 골프연습장,퍼팅그린과 벙커 연습장을 갖춘 파3골프장도 있어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접근성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판교IC에서 나와 풍덕천사거리 방향으로 23번 국도를 타거나,신갈IC에서 나와 신갈오거리 방향으로 진입해도 된다. 분당~수서고속도로와 동백~죽전도로를 이어 달려도 서울 강남에서 20분 내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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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위해 대중교통과 셔틀버스를 연계한 이동 대책도 마련한다.

88CC는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 초 '88CC 주니어 골프선수단'을 창단했다.

회원들도 3년 만에 열리는 골프대회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클럽챔피언인 이규환 건보 사장은 "수도권 최고 명문 골프장에서 가장 권위있는 골프대회를 열어 회원들이 반기고 있다"며 "골프장 위상은 물론 여자골프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필혁 메트라이프생명 상무는 "88CC에 최근 다녀왔는데 접근성뿐만 아니라 코스나 주위 환경이 가히 국내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