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거부해온 슬로바키아에 다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들이 압박을 높이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유로존 중 최빈국이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이 슬로바키아에 그리스에 대한 자금 지원에 동의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융커 의장은 "슬로바키아는 결국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패키지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융커 의장의 발언에 대해 "슬로바키아가 그리스 지원에 동참하지 않으면 다른 회원국들의 부담이 증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기존 회원국들의 슬로바키아에 대한 반감이 커져 슬로바키아가 어렵게 가입한 유로존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유로존에 가입한 슬로바키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4000달러 정도로 부자 나라들이 즐비한 유로존에선 최빈국으로 꼽힌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4400억유로 규모의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 설립에 대해서도 슬로바키아 정부는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크다며 지난달에야 승인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그러나 EFSF에서 그리스를 지원하는 안에 대해선 자국 의회를 통과할 수 없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8%에 달했던 슬로바키아로선 남을 도울 처지가 아닌 데다 슬로바키아보다 잘 사는 그리스를 지원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