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식음료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사업확장 규모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LG생건의 자회사 더페이스샵은 국내 매장 810곳, 해외 매장 300곳을 갖췄다.

이는 LG생건에 인수됐던 올해 1월 국내 매장 720곳, 해외 매장 260곳 보다 각각 90곳과 40곳씩 늘어난 수치이다.

이 같은 매장수 증가는 같은 기간 경쟁사의 로드숍 매장 추이와 비교하면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7월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아리따움은 국내 매장 1천157곳으로 올해 1월 1천63곳에 비해 90곳 가량 늘었다.

아모레의 자회사 에뛰드하우스는 올해 7월 기준 국내 매장 250곳, 해외 70곳으로 올해 1월보다 각각 20곳씩 증가했다.

미샤 역시 올해 6월 국내 매장 410곳, 해외 588곳으로 1월보다 각각 40곳과 124곳씩 늘었다.

이렇게 보면, 현재까지 LG생건의 더페이스샵 인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LG생건은 나아가 올해 상반기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와의 제휴를 검토했었고, 최근에는 유제품업체 파스퇴르유업 인수에 대한 실사에 착수하면서 M&A를 통한 사업확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생활용품 매출 9천억원, 화장품 8천800억원(더페이스샵 포함), 식음료 6천300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 1천300억원의 파스퇴르를 인수하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식음료 분야 매출에 대해 다른 사업과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다.

회사는 지난해 프랑스의 대형 유가공업체 '다논'과 제휴를 맺고 유통업무를 맡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회사의 행보는 피앤지 출신의 차석용 사장이 생활용품과 화장품, 식품을 연계해 독립분야로는 매출이 적은 관련사업을 묶어 대기업의 면모에 어울리는 규모로 키우겠다는 밑그림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는 2004년 12월 부임한 이래 2007년 8월 코카콜라보틀링, 지난해 10월 다이아몬드샘물, 올해 1월과 3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를 인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서울 이태원에 생활용품 브랜드 '비욘드'의 로드숍 1호점을 내면서 유통확대에도 공격적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더페이스샵 인수 후 혁신적인 화장품을 내놓지 못했고, 음료분야에서도 외국계 회사와의 제휴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M&A에만 치우쳐 소비자와 밀착도가 높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에서 제품을 통한 차별화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라며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소프트한 감성을 파고들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