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신지애, 에비앙 마스터스 품다
신지애(22 · 미래에셋)가 에비앙마스터스에서 미국LPGA투어 시즌 첫승을 거뒀다.

신지애는 2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고 5타를 줄였다. 신지애는 합계 14언더파 274타(70 · 69 · 68 · 67)로 최나연(23 · SK텔레콤),모건 프레셀,알렉시스 톰슨(이상 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지난해 미LPGA투어 상금왕과 신인왕 등을 차지했던 신지애는 올해 첫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상금왕 및 세계랭킹 1위 복귀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종일 프레셀과 함께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신지애는 최종 18번홀(파5)에서야 승부를 결정지을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기를 펼쳤다. 신지애와 프레셀은 17번홀까지 중간합계 13언더파로 이미 경기를 마친 최나연,톰슨과 공동선두였다.

마지막 18번홀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파5홀이기 때문에 두 선수 가운데 버디가 나올 수 있는 홀이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신지애는 홀까지 2.5m 거리의 내리막이었고,프레셀은 1.5m 거리였다. 신지애의 퍼터를 떠난 볼은 홀을 향해 구르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최종합계 14언더파가 되는 순간이었다. "꼭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은 프레셀의 버디퍼트는 홀을 살짝 외면하면서 연장일보 전에 경기가 끝났다.

신지애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2000년부터 이어져온 '알프스 무승 징크스'도 깼다. 한국선수들은 2007년 장정,2008년 최나연이 이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을 뿐 지난해까지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07년 18세의 나이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프레셀은 최종일 초반 이글을 잡고 단독 1위를 달렸으나 신지애의 끈질긴 추격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한국선수들은 공동 2위에 오른 최나연을 비롯해 김송희 장정이 10위 안에 들었다.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는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8위를 차지했다. 재미교포 미셸 위(21 · 나이키골프)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1위,서희경(24 · 하이트)은 단 한 차례도 60타대 스코어를 내지 못한 끝에 7오버파 295타로 74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