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주가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이달들어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더니 막상 실적이 나오자 상승세로 돌아선 것.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미친 실적 때문이 아니다.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그간 부진했으나,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 사도 된다'는 주장에 '하락 위험이 여전하니 당분간 지켜보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1300원(3.67%) 오른 3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날 반등한 것. 지난 4월말 기록한 고점(4만8100원)과 비교하면 3달새 23% 가량 하락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긍정적이었다. 실제 전날 공개된 실적은 시장 추정치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전일 2분기에 6조454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7260억원으로 1분기보다 8% 감소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106% 늘었다. 순이익은 5548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4% 줄었다.

문제는 하반기다. 주가가 반등하려면 전망이 좋아야 하는데 패널가격 하락이 언제 멈출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3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는 지적이 많다. 공급 과잉으로 패널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얘기다.

민천홍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 과잉 공급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지만, 신규 가동률 증가에 의한 업황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패널 가격의 반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3분기는 물론, 4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달 패널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고, 다음달에도 가격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9월에는 출하량 증가로 수급 모멘텀이 7,8월보다 회복될 수 있지만 패널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이 불투명해도 '매수'를 권하고 있다. 실적 악화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 가격 반등 이전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10월 백투스쿨(개학), 중국의 국경절 관련 수요 등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현재의 주가수준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예상보다 패널가격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말쯤 TV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세트업체들의 재고조정이 완료된다"며 "8~9월부터는 패널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성수기 진입으로 패널 수요가 6월을 저점으로 반등이 예상된다"면서 "패널업체들의 가동률 조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어 3분기 패널 수급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대만업체의 가동율이 줄어들고 국내업체들의 감산 계획도 8월부터 잡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공급과잉 우려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준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까지는 세트업체들의 재고 정상화 과정이 진행되고, 9월부터 성수기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말에는 재고 정상화와 함께 가격 안정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