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성격이 미국계와 유럽계간에 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23일 나왔다. 미국계 외국인의 순매수와 유럽계 외국인의 순매도가 맞서고 있어 앞으로 증시에서 미국계의 자금 유입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미국계 외국인은 2009년 12월 이후 7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유럽계 및 조세회피지역은 최근 2개월 간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매매의 특징은 '미국계 vs 유럽 및 조세회피지역의 대립'"이라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는 자국의 자금 사정 악화로 인한 자금 회수 성격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계 자금은 중장기적인 매수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계 자금 유입 지속 여부가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채권형 및 주식형 뮤추얼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ICI(미국투신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MMF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반면, 주식형과 채권형 뮤추얼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MMF의 자금 이동이 주식관련 자금의 유동성 보강으로 나타났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주식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주식형으로 유입된 자금이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마켓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계 자금이 이머징 마켓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과거 이 같은 상황에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됐던 자동차·부품, 화학·에너지, 소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