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시 달성군에서 영남대 병원 노조원의 기습시위로 오른쪽 손목이 긁히는 봉변을 당했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달성군 화원읍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편연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지하철을 달성군까지 연장하는 이 사업은 박 전 대표가 1998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신경써온 대표적 공약이다.

박 전 대표는 축사에서 "1998년 정계에 입문한 뒤 지하철 1호선의 달성군 연장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드디어 첫삽을 뜨게 돼서 감회가 깊다"며 "지하철이 달성군까지 연결되면 달성군뿐만 아니라 대구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동은 이 직후 벌어졌다. 축사를 마치고 앉자마자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는 영남대병원 여성노조원 5명이 박 전 대표를 향해 달려들었다. 박 전 대표는 과거 영남대 병원 이사를 지냈다. 이들은 경호원들과 지역구 관계자들에게 곧바로 제지당했지만 박 전 대표는 실랑이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이 긁혀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 도중 '면도칼 테러'를 당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은 이날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행사 직후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정진석 정무 수석 등이 의제 설정 등을 위해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