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에도 시총 1000억 '겁없는 종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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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카엘·큐렉소 등 6社
바이오·자원개발 기대로 급등
바이오·자원개발 기대로 급등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 기업의 1차 관문인 '시가총액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코스닥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미래 실적을 미리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간 매출 100억원 미만의 적자기업이면서 시총이 1000억원을 웃도는 상장사는 젬백스&카엘 큐렉소 유아이에너지 이수앱지스 코코 아미노로직스 등 6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작년과 올해 1분기에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업체가 젬백스&카엘이다. 지난 5월25일 2700원이던 주가가 두 달도 안 돼 5배(1만3200원)로 뛰었다. 이 회사의 시총은 2739억원까지 불어나 단숨에 코스닥 시총 순위 47위로 올라섰다.
반도체 오염제어용 필터를 만드는 젬백스&카엘은 지난해 매출 68억원에 순손실이 135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에도 적자인 데도 주가가 폭등한 것은 자회사 카엘젬백스가 영국에서 췌장암 백신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 리버풀대 암센터 주관으로 52개 주요 임상센터에서 755명을 모집해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께 임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큐렉소는 첨단 의료기기 사업 기대를 바탕으로 시총 2000억원대에 올라섰다. 이 회사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로보닥'을 판매하지만 1분기까지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출이 작년 32억원,올 1분기엔 2500만원대에 불과했다.
자원개발 업체들의 주가도 고공행진하는 사례가 많다. 최규선씨가 대주주인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멕시코 등에서의 자원개발 기대로 시총이 2000억원대에 달해 2002년부터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실적과 대비된다. 2002년부터 적자인 코코도 다이아몬드 금 개발사업을 바탕으로 시총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IT업체 아미노로직스는 자원개발과 소재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부진을 뒤로 하고 시총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므로 적자여도 급등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오를 경우엔 '머니게임'이 우려될 만큼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형이 작은 만성 손실기업의 시총 이 1000억원을 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