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럽에서 뇌졸중과 심장발작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 때문에 판매가 중지된 살빼는 약 ‘시부트라민’이 국내에서는 시판이 유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의 국내 시판을 유지하는 대신 시판후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20일 밝혔다.식약청은 전날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에서 해당 성분의 살빼는 약 ‘리덕틸’ 개발ㆍ판매업체인 애보트가 제출한 최종 안전성 연구보고서(SCOUT)를 검토한 결과 허가범위 이내로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판단할 증거도 불충분해 시판을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애보트의 SCOUT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대다수가 리덕틸 처방 금지 대상인 심혈관계 질환자 위주로 구성돼 있어 이를 근거로 판매중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식약청의 입장이다.

시부트라민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가 30 이상이거나,당뇨병 또는 고지혈증 환자이면서 BMI가 27 이상인 비만환자에게 처방토록 돼 있으며 고혈압 등 심혈관계질환자,65세 이상 또는 16세 미만,향정신성 비만치료제와의 병용,1년 장기치료 등이 금지돼 있다.

애보트는 유럽의약품청(EMA)의 요청으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55세 이상의 심혈관계질환 위험군 1만744명이 참가하는 임상연구를 실시하고 올해 1월 이에 대한 SCOUT 연구보고서를 제출했다.EMA는 당시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문제삼아 유럽 각국에 판매중지를 권고했고 현재 영국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6개국에서 판매가 중지됐다.

미국도 지난 1월에 심혈관계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처방하면 안된다는 내용으로 허가사항을 변경했으나 시판상태는 유지하고 있다.국내서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1년 이상 사용하면 안된다는 허가사항이 추가됐다.이같은 리덕틸 처방요건 강화로 올해 1분기 국내 시부트라민 성분약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한국애보트의 ‘리덕틸’은 34%,한미약품의 ‘슬리머’는 24%씩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