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가 의류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9일 "중국의 인건비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의류업체들이 임금이 중국의 절반 수준인 방글라데시로 몰려들고 있다"며 "2000만개에 달하는 중국 의류업체의 일자리를 방글라데시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 리즈클레이본 등에 의류를 납품하는 리앤펑은 지난해 중국 공장 생산량을 5% 줄이는 대신 방글라데시 공장 생산량을 20% 늘렸다. 이 회사의 윌리엄 펑 이사는 "방글라데시는 인건비가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중국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64달러로 중국 해안도시 공장의 117~147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위안화 평가 절상 움직임은 방글라데시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는'세계의 의류공장'이 되기에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전력시설이 빈약해 하루 평균 6~7시간 정전이 발생한다. 또 문맹률이 45%나 돼 8%인 중국에 비해 훨씬 높다. 외자유치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빈약하다. 다카에 있는 연구조직인 정책대화센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직 중국 노동자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의 의류업은 최근 수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해왔다. 지난해 의류업 수출규모는 2004년에 비해 2배가 넘었다. 또 지난해 1~11월 의류 수출액은 약 57억달러로 방글라데시 총수출액 71억달러의 80%나 됐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