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한달간 0.8% 절상…속도 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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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리변동환율제 한달
"돈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네요. 크게 안 오를 것이라고 보는 건지…." 베이징 암달러시장에서 환전상을 하는 천씨의 푸념이다. 2005년 위안화 절상을 개시할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당시엔 국제학교에서 달러로 등록금을 내지 말라고 했고,외국계 회사 근로자들이 달러 대신 위안화로 월급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위안화 챙기기'가 대세였다.
19일로 중국인민은행이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 환율제를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한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이 된다. 인민은행이 지난 16일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6.7718위안.2008년 7월부터 2년간 달러당 6.82~6.83위안에 머물던 위안화 가치가 한 달여 만에 0.81% 올랐다.
◆엇갈리는 절상 속도 평가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의회에 제출하기로 돼 있던 환율보고서를 이달 초에야 내놓으면서 "어느 주요 교역국도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재개한 지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면서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그러나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어디까지,얼마나 빠르게 절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81%의 절상폭은 "위안화가 40% 평가절하돼 있다"(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 시각으로 보면 작은 편이다.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안화가 한 달간 소폭 절상되는 데 그쳤다"며 "미국과의 환율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위안화 절상 속도가 외환시장의 예상치보다는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싱가포르 역외선물환시장에서 위안화 1년 만기 선물은 달러당 6.6620위안에 마감했다. 위안화가 향후 1년간 1.6%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반면 지금까지의 절상 속도(한 달 0.81%)가 유지될 경우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는 추가로 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미국 등을 의식한 '첫 달 프리미엄'을 고려한다면 지금부터가 진짜"(박한진 KOTRA 베이징 TBC부장)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의 3.1%에서 2.9%로 둔화되면서 위안화가 지금까지의 속도로 절상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환율 운용 방식에 의구심도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의 공언과 달리 위안화가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하기보다는 달러에만 연동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해 위안화 환율을 정한다면 위안화가 오히려 달러에 대해 절하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복수통화바스켓 기준으로 안정시킬 경우 위안화 가치는 향후 3개월간 달러 대비 3%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기도 하고,절하되기도 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절상이 개혁의 진의는 아니다"(인민일보)는 중국의 시각도 복수통화바스켓을 근거로 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커지는 위안화 절상 이득론도 절상이 대세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후샤오롄 인민은행 부총재는 "관리형변동환율제가 과도한 수출 의존을 줄이고 내수를 진작시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고정환율제는 오히려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외환관리국도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위안화 자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12조3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위안화 절상으로 외환보유액에서 입는 평가손의 5.1배에 해당하는 규모의 평가익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가 3% 오르면 가전과 휴대폰 수출업체의 순이익이 30~50% 줄 것"(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회)이라는 볼멘소리는 묻히는 분위기다. "거란스와 하이얼 등 가전업체들이 수출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차이나데일리)는 소식은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절상 대응 모드에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
19일로 중국인민은행이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 환율제를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한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한다고 발표한 지 한 달이 된다. 인민은행이 지난 16일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6.7718위안.2008년 7월부터 2년간 달러당 6.82~6.83위안에 머물던 위안화 가치가 한 달여 만에 0.81% 올랐다.
◆엇갈리는 절상 속도 평가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의회에 제출하기로 돼 있던 환율보고서를 이달 초에야 내놓으면서 "어느 주요 교역국도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재개한 지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면서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그러나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어디까지,얼마나 빠르게 절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81%의 절상폭은 "위안화가 40% 평가절하돼 있다"(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 시각으로 보면 작은 편이다.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안화가 한 달간 소폭 절상되는 데 그쳤다"며 "미국과의 환율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위안화 절상 속도가 외환시장의 예상치보다는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싱가포르 역외선물환시장에서 위안화 1년 만기 선물은 달러당 6.6620위안에 마감했다. 위안화가 향후 1년간 1.6%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반면 지금까지의 절상 속도(한 달 0.81%)가 유지될 경우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는 추가로 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미국 등을 의식한 '첫 달 프리미엄'을 고려한다면 지금부터가 진짜"(박한진 KOTRA 베이징 TBC부장)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의 3.1%에서 2.9%로 둔화되면서 위안화가 지금까지의 속도로 절상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환율 운용 방식에 의구심도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의 공언과 달리 위안화가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하기보다는 달러에만 연동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복수통화바스켓에 기반해 위안화 환율을 정한다면 위안화가 오히려 달러에 대해 절하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복수통화바스켓 기준으로 안정시킬 경우 위안화 가치는 향후 3개월간 달러 대비 3%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기도 하고,절하되기도 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절상이 개혁의 진의는 아니다"(인민일보)는 중국의 시각도 복수통화바스켓을 근거로 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커지는 위안화 절상 이득론도 절상이 대세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후샤오롄 인민은행 부총재는 "관리형변동환율제가 과도한 수출 의존을 줄이고 내수를 진작시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고정환율제는 오히려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외환관리국도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위안화 자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12조3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위안화 절상으로 외환보유액에서 입는 평가손의 5.1배에 해당하는 규모의 평가익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가 3% 오르면 가전과 휴대폰 수출업체의 순이익이 30~50% 줄 것"(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회)이라는 볼멘소리는 묻히는 분위기다. "거란스와 하이얼 등 가전업체들이 수출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차이나데일리)는 소식은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절상 대응 모드에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