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16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세청장 이임식에서 "축하 인사보다 아쉽다,섭섭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떠나는 심경을 밝혔다. '국세청을 개혁하라'는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지난해 7월16일 제18대 국세청장에 취임한 지 꼭 1년 만이다.

백 실장은 실무진이 준비한 이임사를 낭독하지 않고 "편하게 얘기하겠다"며 "지난 1년은 살아온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고 소중하며 기억에 남는 1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시련이 오지 않도록,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만 시련이 왔을 때,넘어졌을 때 일어나려는 자세를 갖는 게 더 중요하다"며 "또다른 어려움이 오더라도 합심해서 극복하려는 마음과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국세청은 이날 아쉬움이 가득한 가운데서도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 모처럼 '제대로 된 이임식'을 치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임 한상률 청장은 온갖 의혹에 휩싸여 갑자기 사표를 내 명예롭지 못한 이임식을 했고 직전 전군표 청장은 재임 중 구속돼 이임식조차 하지 못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