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잇따라 발표될 게임업체들의 실적 전망과 관련해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빅 5' 중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과 월드컵 특수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CJ인터넷은 해외법인의 청산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씨.네오위즈 '화창', CJ인터넷 '흐림' =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의 자료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상반기에 약 1천8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영업이익 역시 4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약진은 이미 예상됐다.

네오위즈는 중국에서 180만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소식으로 올 상반기를 시작했다.

1분기에만 2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함으로써 작년 동기 대비 152%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에는 월드컵 특수까지 이어졌다.

EA와 함께 개발한 '피파온라인2'는 월드컵을 맞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2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네오위즈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엔씨소프트는 작년보다 24% 늘어난 2천568억원(본사기준)의 매출에다 영업이익도 45.8%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예측됐다.

엔씨소프트는 기존의 '정액제'를 유지하되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에 유료아이템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해 매출 증가에 성공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리니지1', '아이언'에 한해 실시했던 유료 아이템 이벤트는 올 상반기 '리니지2'까지 확대됐다.

'빅5' 중에서는 CJ인터넷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전망됐다.

CJ인터넷은 올해 상반기 약 1천19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7% 증가에 그쳐 다른 기업들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웹보드게임의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진삼국무쌍' 등 몇몇 대작들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과도한 규제로 철수한 중국법인의 정리비용 등이 2분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상반기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게임업체들의 실적을 가른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체매출 대비 해외매출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1분기 19.9%였던 해외매출 비중은 4분기에 24.3%까지 상승했고 '크로스파이어'가 성공한 올해 1분기에는 32.2%까지 뛰어올랐다.

올 2분기에도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계속된 만큼 해외매출의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아바', '슬러거'가 미국에서 추가로 상용화될 것"이라며 향후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시장 매출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를 기본으로 해외매출의 균형을 맞춰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전체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시장을 겨냥한 '길드워'와 같은 게임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해외 비중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CJ인터넷은 2006년 설립한 중국법인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초부터 부실자산 정리에 들어갔다.

한화증권의 나태열 애널리스트는 CJ인터넷의 상반기 실적을 전망하며 "수출 쪽에 호재가 없다는 것이 CJ인터넷의 상대적인 약점"이라며 하반기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해외시장과 M&A가 화두 = 상반기 실적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하반기에 대한 전망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과 게임개발사의 인수.합병(M&A)은 모든 게임사가 꼽는 공통의 과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둔 만큼 여세를 몰아 해외 수출 활성화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관계자는 "이번 해외시장 진출 성공으로 그동안 취약했던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과 균형을 이루게됐다"며 "퍼블리싱에 대한 핵심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CJ인터넷은 부실자산 정리작업과 함께 재도약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 준비가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경쟁력 있는 개발사를 자회사로 삼고 퍼블리싱하는 '글로벌 게임스튜디오' 전략은 계속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에 캐주얼게임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게임 사업 전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경우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된 편이지만 나머지는 다소 약한 편"이라며 "필요하다면 개발사의 지분을 인수해 개발부터 참여하는 방법으로 캐주얼 게임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과 한게임 역시 상대적으로 상반기에 비해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일단 하반기에는 지금까지 진행된 합병 사업에 대한 조직개편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좋은 개발사가 나올 경우 언제든지 합병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게임 관계자 역시 "웹보드게임 쪽에만 전력하다가 상반기에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며 "하반기에 선보일 대작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에 자사 게임 '라그나로크'의 IPTV 기능성게임 등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에 주력했던 그라비티는 최근 해외판권을 포함한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2002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한빛소프트 역시 해외법인이 특정지역에 서버를 두고 영어권 유저들에게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국내흥행성적이 부진한 게임이라도 해외에서는 지역적인 선호도와 결합하여 어떤 성과를 낼지 모른다"며 해외에서의 성공을 위해 현지 문화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ro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