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지상(地上)구간이 22㎞ 정도 되는데 절반이 광진구에 몰려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크고 우리 구도시 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지하화를 추진하겠습니다.”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65)은 13일 구를 관통하는 지하철 2호선의 지하화와 관련“, 역세권을 활성화하고 지역 미관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구청장은 “서울시에 맡기기만 해선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광진구가 주도적으로 나서 계획을 마련하고 시를 설득하겠다”며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경제성과 기술적인 측면을 꼼꼼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내 추진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시기를 못박기 보다 우선 시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광진구의 강점으로 광나루와 동서울 터미널로 상징되는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꼽았다. 반면 약점으로는“광진구가 구역 정리사업으로 탄생한 1970년대 그대로인 데다 재개발ㆍ재건축이 법적으로 계속 막혀 상대적으로 낙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여백이 많고 땅값도 싼 편이기 때문에 개발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운다면 크게 발전할 잠재력이 어느 구보다 높다”는 게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김 구청장은 “재개발ㆍ재건축은 무조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광진구에 있는 건국대ㆍ세종대 교수들과 지역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 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임자부터 추진돼 온 강변역~건대입구역 정보기술(IT) 벨트 사업과 대형 비즈니스 빌딩이 들어설 구의ㆍ자양 지구는 높은 사업성을 유지하도록 적극 지원해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재래시장 활성화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 구청장은“재래시장은 물건만 유통하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가 어려있고 지역 여론까지 형성하는 중요한 장소인 만큼 재래시장은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진구엔 대형 마트가 없던 시절부터 재래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며 “상인 조합 결성과 시설 정비,마케팅 등을 지원해‘재래시장 하면 광진구’가 떠오르도록 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겠다”
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서울대 지리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서울시에서 오래 몸담았다. 1999~2003년 광진구 부구청장을 지냈고 이후 중구 부구청장,중구청장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