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어제 월 5만5000원이상 정액제 가입자들에게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선언했다. 무선랜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사업자인 KT에 밀리는 SK텔레콤으로서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회심의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번 결정이 스마트폰 시장 확대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아이폰 도입을 계기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무선데이터 사용 제한과 이를 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요금폭탄 문제가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 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으로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KT 등 경쟁사업자들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보면 이 전망은 설득력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 연관된 분야의 혁신도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IT산업 전반과 다른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도 작지않을 것이다.

소비자 후생적인 측면에서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도입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정한 정액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로서는 요금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해외에서는 이미 도입됐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갖게 한다.

문제는 해외 사례에서 보듯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예상되는 네트워크 과부하와 이로 인한 통화품질 저하를 과연 방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소수의 사람들로 인한 과부하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네트워크 리스크 관리시스템도 함께 도입한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된다면 이는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우리는 통화품질의 저하 없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은 물론이고 앞으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통신사업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