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가에 대한 선호로 상반기에 증권예탁증권(DR)이 전환되거나 해지된 물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감소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DR이 국내원주로 전환(DR해지)된 물량은 총 3301만주로 작년 동기보다 52% 줄었다. 국내원주가 DR로 전환(DR전환)된 물량은 총 1384만주로 81%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6월말 현재 해외DR을 발행한 국내기업은 KT(47억2795만 달러), 하이닉스반도체(33억566만달러), 포스코(31억3293만달러), 롯데쇼핑(30억2985만달러), LG디스플레이(24억8500만달러), SK텔레콤(22억6880만달러) 등 총 37개사 43종목이었다.

상반기 신규 DR 발행은 없었으며, 최근 몇 년간 신규 DR 발행은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형 우량주들은 이미 해외에 DR형태로 상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규 DR 상장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돼 투자자금 유치가 어려워 신규 발행이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6월말 현재 국내기업이 발행한 DR원주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8조6869억원, 6.9%), 포스코(7조5013억원, 18.4%), SK텔레콤(3조9036억원, 30.1%) 등의 순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DR해지 및 전환이 동반 감소한 이유는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과 주식시장의 전반적 침체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시장을 위주로 투자하면서 국내 중소규모 DR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해외투자자가 선호하는 우량주(SK텔레콤, KT)는 DR전환 가능 수량이나 외국인 보유 한도가 소진됐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