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치료제 등 항생제 중심의 처방의약품 제약사인 한미약품의 영업실적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컨센서스(예상평균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즉시 '매도'할 것을 권하는가 하면 '목표주가'를 과도하게 내리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러나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난달부터 기업분할(인적분할) 작업에 돌입,변경상장 전날인 오는 29일까지 주식거래를 할 수 없다.

한미약품 입장에서는 당장 '어닝쇼크'로 인한 주가급락을 피하기는 했지만, 변경상장 이후 급락세가 점쳐지는 등 불안하기만 하다.

14일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석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의 지난 2분기 영업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며 "매출액은 전년대비 4.5% 줄어든 1501억원, 영업이익은 85.7% 줄어든 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전했다. 당기순이익은 44% 이상 쪼그라들었다.

또 "매출액은 전문의약품의 성장세가 영업활동 위축으로 둔화됐고, 영업이익의 경우 연구개발 비용(1분기 232억원, 2분기 219억원) 인건비 광고선전비 등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의 적정주가를 거래정지일(6월29일) 종가인 8만6200원보다 1만원 이상 낮은 7만6000원으로 제시한 뒤 '비중축소'를 권했다. 거래가 가능해 질 때 '빨리 매도해라'라는 얘기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도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대에서 9만5000원으로 4만원 가까이 내려잡았다. 그는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실적은 상위 제약사 중에서도 특히 부진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한미약품은 30일 변경상장시 존속법인 한미홀딩스와 신설법인 한미약품이 분할되어 상장되게 된다. 한미홀딩스는 투자사업을, 신설법인은 기존의 의약품 제조·판매를 맡을 예정이다.

올들어 인적분할을 시도한 상장사들 대부분이 '이상급등'이라 불릴 정도로 주가가 연일 급상승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이 '인적분할'이라는 이슈로 '어닝쇼크'라는 악재를 극복한 뒤 안정적인 주가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