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돌아왔다. 최근 사흘간 외국인은 연일 3000억원 안팎씩 순매수하며 약 1조원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특히 '돌아온 외국인'들은 LG그룹 계열사에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이 본격 '사자'로 돌아선 지난 9일 이후 사흘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이 포진하고 있는 것.덕분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순매수 10종목 중 4개가 LG계열주
코스피지수는 13일 1.03포인트(0.06%) 오른 1735.08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2945억원 순매수한 것을 포함,나흘 연속 순매수에 나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개장 직후 175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개인과 기관들의 매물 탓에 갈수록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으나 유독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LG화학은 2500원(0.79%) 상승한 31만7000원에 마감,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LG전자도 1.33% 오른 9만9400원에 거래를 마쳐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상승 흐름을 타던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오전 한때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으나 차익매물에 밀려 하락 마감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지난 5일 74조원이던 LG그룹 전체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이날 79조9183억원을 기록,8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 같은 강세는 전적으로 외국인 덕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 이후 LG전자를 8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1868억원) KB금융(1183억원) 현대차(886억원)에 이어 순매수 4위다. LG화학(604억원) LG디스플레이(487억원) LG이노텍(314억원) 등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실적 모멘텀 vs 저가매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LG그룹주 집중 매수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고 있다. 우선 LG화학과 LG이노텍은 2분기 실적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71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 1분기보다 11.6%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업황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게 실적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2차전지 사업의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대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LG이노텍은 예상보다 빠른 LED부문의 실적 개선과 카메라모듈 판매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며 "향후 LED부문이 LG이노텍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두 회사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다분히 저가 매수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1배,1.3배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관론 일색이던 업황 전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전자는 TV와 휴대폰 부문의 부진으로 당장 실적이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TV사업부는 회사 측에서 지역별 판매비중 조정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전략으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실적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가격 하락과 2분기 동안 급증한 재고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국의 가전제품 '이구환신'(신제품 구입 시 보조금 지급) 정책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