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채무 지급유예) 선언 여파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지방채와 공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인천광역시 산하 인천도시개발공사는 13일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권 입찰을 하루 앞두고 돌연 발행을 연기했다. 전날 성남시의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급유예 선언으로 시장 분위기가 냉각돼 사전에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A증권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브로커와 매니저들이 성남시 사태를 계기로 지자체의 채무 상환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광역단체 채권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성남시 이슈가 가라앉으면 내달 중순께 다시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성남시의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급유예 선언에 대해 "행정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행위로 지자체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도"자치단체장은 일방적으로 지급유예를 선언할 권한이 없으며 현행 지방재정법에도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