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미국 인텔의 2분기 실적 발표(현지시간 13일)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분기와 유사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정보기술(IT)주들이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톰슨로이터 등에 따르면 인텔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43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7센트 손실에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추정치도 102억5000만달러로 1년 전의 80억달러보다 28% 높은 수준이다.

인텔의 실적은 글로벌 IT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지난 4월에도 인텔이 1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IT주들이 모처럼 크게 올랐다. 세계 컴퓨터 출하량 증가는 경기회복 조짐으로 읽히기 때문에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텔 효과'가 이번에도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IT섹터 실적이 나쁘지 않은 데다 제품 출하 · 재고 비율도 양호한 수준"이라며 "인텔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하며 한 · 미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8월 이후 네 번째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며 "미국 IT기업 실적 발표가 박스권 돌파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실적을 계기로 국내 IT주가 주도주 역할을 되찾을지도 관심사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박스권에 머무는 최대 이유는 주도주인 IT업종의 부진 때문"이라며 "IT업종에 촉매제가 될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가 2분기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도 IT주 움직임은 밋밋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는 데다 컴퓨터 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텔 애플 등의 실적을 본 후 투자를 결정하려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많다"며 "미국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면 머뭇거렸던 매수세가 다시 터지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IT주가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