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훈의 BIZ VIEW] CEO들, 월드컵서 '소통·융화'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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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정보와 지식, 물 흐르듯 연결돼야 기업도 역량 집중할 수 있어"
권영수 LGD사장
"메시도 獨조직력 앞에 힘 못써…외국계ㆍ자국선수 융화 성공적"
"정보와 지식, 물 흐르듯 연결돼야 기업도 역량 집중할 수 있어"
권영수 LGD사장
"메시도 獨조직력 앞에 힘 못써…외국계ㆍ자국선수 융화 성공적"
'무적함대' 스페인이 마침내 월드컵을 거머쥐었다. 전문가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그들의 원동력은 탄탄한 조직력이다. 스페인 선수들은 그 어느 팀보다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줬다. 특히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보여준 패스워크는 경이적이었다는 평이다. 이번 월드컵 관련 주요 기사와 방송을 꼼꼼히 챙겨봤다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스페인 팀은 조직 내 소통과 융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정보와 지식이 물 흐르듯 빈틈 없이 연결돼야 강한 공감대가 생기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하면 시너지가 생겨난다
지난 대회까지 스페인 팀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개개인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와 이념,역사와 지역적 이해관계에 따라 좀처럼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스페인은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의 마드리드가 속한 지역) △카탈루냐('FC바르셀로나'의 바르셀로나가 속한 주) △바스크(빌바오가 속한 주) 등 3개 지역으로 갈라져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 우승의 '주축'인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역은 지금도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이런 특징은 축구 대표팀에도 그대로 이어져 카스티야 출신과 카탈루냐 출신 간 극심한 대립과 반목을 낳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골이 들어간 후 세리머니까지 따로 할 정도였다. 하지만 '유로2008'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인화'를 팀의 최우선 덕목으로 내세우면서 팀 컬러가 바뀌기 시작했다. 라울 곤잘레스처럼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팀내 화합을 해치는 선수는 배제했다.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외부에서 핵심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영입 인사들에게 텃세를 놓거나 뒷다리를 잡는 사람들은 절대 용서 못 한다"고 일갈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월드컵 우승을 일군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아라고네스의 통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았다. 그는 카스티야 출신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에게 주장을 맡기면서 주전선수가 7명이나 포진하고 있는 카탈루냐 출신과의 융화를 당부했다. 스스로도 "대표팀은 스페인 전역에서 온 선수들로 이뤄졌다. 우리 대표팀은 통합돼 있고 스페인 전체도 똑같이 통합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 결승전에서 천금의 골을 터뜨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나 특급 골잡이로 명성을 날린 다비드 비야 등은 모두 바르셀로나에 몸담고 있다.
◆컨버전스 없이 업그레이드 없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3위에 머물긴 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독일팀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선수단 전원이 분데스리가 출신으로 구성돼 동질성이 강했고 손발이 잘 맞았다"며 "메시나 테베스처럼 유럽 빅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독일의 강한 조직력 앞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했다"고 평했다. 독일은 또 루카스 포돌스키,미로슬라프 클로제,메수트 외칠,제롬 보아텡,자미 케드라 등 외국계 이민 선수와 자국 선수들의 융화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준우승팀 네덜란드 역시 자국 리그(에레데비지에) 내 PSV와 아약스 간 뿌리 깊은 갈등을 이번 월드컵을 통해 말끔히 씻어냄으로써 더 밝은 앞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경영자들이 꼽는 또 다른 특징은 힘과 기술,세대와 세대 간 '컨버전스'다. 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은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종횡무진 누볐던 독일의 신예 슈바인슈타이거의 드리블은 유럽식 힘의 축구에 남미의 기술이 가미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 교체를 늦추고 과거 전성기 시절의 축구 스타일을 고수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조별 예선에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싼 것도 컨버전스 전략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블루윙 삼성전자축구단의 오근영 사무국장은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되고 선수와 감독들의 클럽 이동이 글로벌화되면서 과거 대륙별로 차별화됐던 축구 스타일은 점차 융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차장 jih@hankyung.com
◆통합하면 시너지가 생겨난다
지난 대회까지 스페인 팀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개개인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와 이념,역사와 지역적 이해관계에 따라 좀처럼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스페인은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의 마드리드가 속한 지역) △카탈루냐('FC바르셀로나'의 바르셀로나가 속한 주) △바스크(빌바오가 속한 주) 등 3개 지역으로 갈라져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 우승의 '주축'인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역은 지금도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이런 특징은 축구 대표팀에도 그대로 이어져 카스티야 출신과 카탈루냐 출신 간 극심한 대립과 반목을 낳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골이 들어간 후 세리머니까지 따로 할 정도였다. 하지만 '유로2008'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인화'를 팀의 최우선 덕목으로 내세우면서 팀 컬러가 바뀌기 시작했다. 라울 곤잘레스처럼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팀내 화합을 해치는 선수는 배제했다.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외부에서 핵심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영입 인사들에게 텃세를 놓거나 뒷다리를 잡는 사람들은 절대 용서 못 한다"고 일갈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월드컵 우승을 일군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아라고네스의 통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았다. 그는 카스티야 출신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에게 주장을 맡기면서 주전선수가 7명이나 포진하고 있는 카탈루냐 출신과의 융화를 당부했다. 스스로도 "대표팀은 스페인 전역에서 온 선수들로 이뤄졌다. 우리 대표팀은 통합돼 있고 스페인 전체도 똑같이 통합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 결승전에서 천금의 골을 터뜨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나 특급 골잡이로 명성을 날린 다비드 비야 등은 모두 바르셀로나에 몸담고 있다.
◆컨버전스 없이 업그레이드 없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3위에 머물긴 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독일팀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선수단 전원이 분데스리가 출신으로 구성돼 동질성이 강했고 손발이 잘 맞았다"며 "메시나 테베스처럼 유럽 빅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독일의 강한 조직력 앞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했다"고 평했다. 독일은 또 루카스 포돌스키,미로슬라프 클로제,메수트 외칠,제롬 보아텡,자미 케드라 등 외국계 이민 선수와 자국 선수들의 융화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준우승팀 네덜란드 역시 자국 리그(에레데비지에) 내 PSV와 아약스 간 뿌리 깊은 갈등을 이번 월드컵을 통해 말끔히 씻어냄으로써 더 밝은 앞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경영자들이 꼽는 또 다른 특징은 힘과 기술,세대와 세대 간 '컨버전스'다. 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은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종횡무진 누볐던 독일의 신예 슈바인슈타이거의 드리블은 유럽식 힘의 축구에 남미의 기술이 가미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 교체를 늦추고 과거 전성기 시절의 축구 스타일을 고수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조별 예선에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싼 것도 컨버전스 전략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블루윙 삼성전자축구단의 오근영 사무국장은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되고 선수와 감독들의 클럽 이동이 글로벌화되면서 과거 대륙별로 차별화됐던 축구 스타일은 점차 융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차장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