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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시장 5조원 시대] (6ㆍ끝) 포장지까지 럭셔리…국내 '디자인·브랜드 경영'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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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끝) 럭셔리 열풍의 명암
    마케팅ㆍ서비스 고급화 바람…패션 넘어 휴대폰·車로 확산
    기부는 매출의 0.1%도 안돼 "사회공헌 소극적" 비판도
    [명품시장 5조원 시대] (6ㆍ끝) 포장지까지 럭셔리…국내 '디자인·브랜드 경영' 기폭제
    "명품은 한국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눈높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웬만한 제품으론 그들의 입맛을 맞출 수 없게 된 국내 기업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품질과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매진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명품은 대한민국이 '21세기 제조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알게 모르게 일조했다.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명품 열풍은 우리 사회의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개념을 무너뜨렸다. 많은 젊은이가 공부나 여행 등 자신의 미래를 살찌우는 데 써야 할 돈으로 명품 핸드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이야 상관없지만 빠듯하게 생활하는 서민들까지 명품 열풍에 휩쓸리는 건 중 · 장기적으로 국가적 손실이 될 수도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명품시장 5조원 시대] (6ㆍ끝) 포장지까지 럭셔리…국내 '디자인·브랜드 경영' 기폭제
    명품산업은 우리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품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장인정신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은 국내 패션기업뿐 아니라 전자 자동차 주택 등 산업 전반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가 주요 소비층이란 점에서 이들이 펼치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배운다.

    하지만 명품 열풍은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측면도 안겨줬다. 명품 소유 여부로 사람을 평가하는 왜곡된 가치관이 일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명품이 한국 산업계를 바꾼다

    요즘 국내 산업계의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고급화'다. 패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항공 호텔 등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기업이 고급화에 매달리고 있다. 명품업계에서 시작한 고급화 바람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김성환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부사장)은 "누구라도 티파니와 에르메스가 각각 포장지에 쓰는 색상인 '티파니 블루'(하늘색)와 '에르메스 오렌지'(주황색)를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어떻게 나타냈을까'하고 감탄하게 된다"며 "이런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을 살 때도 '디자인과 품질이 마음에 들면 비싸도 산다'는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하자 전 산업계에 고급화 바람이 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품질 경영'과 '디자인 경영'에 나선 배경에는 '명품 열풍'이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명품 핸드백과 지갑에 적용된 창의적인 디자인을 참고한다. '프라다폰'(LG전자)과 '아르마니폰'(삼성전자) '듀퐁폰'(팬택계열) 등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직접 명품업체와 손잡고 고급 제품을 만든 케이스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것도 명품업체들이 알려준 '팁'이다. 몽블랑을 수입하는 유로통상의 임충식 사장은 "진정한 명품 브랜드는 눈앞의 이익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요즘 들어 상당수 국내 기업이 명품업체들이 벌여온 '브랜드 경영'의 가치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A급 명품업체들은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월 상품을 헐값에 아울렛에서 판매하지 않고 전량 폐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는 세일로 매출만 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희소성을 유지해 대중으로 하여금 '아무리 비싸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다"며 "이제 이런 전략은 주택과 자전거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흡하지만 사회공헌 나서기도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업체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아직은 미흡한 상태다. 실제 이들 업체가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 액수는 매출의 0.1%에도 못 미친다. "한국에서 돈만 벌고 기부활동은 안 한다"고 비난받는 이유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까지는 명품업체들이 국내에서 사회공헌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의 사회공헌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거나 매출을 늘리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부 명품업체들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전형선 사장 주도로 11년 전부터 '에르메스 미술상'을 제정해 한국의 신진 아티스트들을 후원하고 있다. 2006년 서울 신사동에 번듯한 에르메스코리아 건물을 지은 뒤로는 이곳 3층에 별도로 후원 예술가를 위한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쇼윈도에 전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몽블랑은 예술가를 후원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 있다. 매년 5월 몽블랑 글로벌 회장이 한국을 직접 방문,'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시상한다. 올해는 대산문화재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지원한 공로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받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유엔환경계획(UNEP)을 통해 국내 어린이도서관 등에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달아주는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말께 한국 내 봉사단체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안상미/강유현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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