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서 고립된 등산객 11명 구조..사건도 잇따라

7월 두 번째 주말인 10∼11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중부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려 전국 곳곳에서는 빗길 교통사고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경북 포항에서는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차례로 목숨을 끊는 등 각종 사건도 연이어 터졌다.

◇교통사고 = 호우경보가 발효된 부산에서는 11일 오전 6시30분께 해운대구 송정동 부산울산고속도로 울산방면 1.8㎞ 지점에서 싼타페 승용차가 주행 도중 뒤집혀 운전자 강모(35)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9시45분께 부산 기장군 장안읍 부산울산고속도로 부산방면 18.6㎞ 지점에서 EF쏘나타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 옆 가드레일을 뚫고 10m 아래로 추락해 운전자 이모(22)씨와 동승 여성 1명이 숨졌다.

비슷한 시각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의 한 도로에서는 부암로터리 방면으로 달리던 택시가 갑자기 끼어든 차량을 피하다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 인도 가로수를 들이받아 택시기사(61)가 다쳤다.

경북에서도 11일 오후 4시22분께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기점 149km 지점에서 1차로를 달리던 카니발 승합차가 3차로에서 앞서가던 고속버스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고속버스가 바로 옆 차로에서 주행하던 SM3 승용차와 부딪친 뒤 갓길 옆 3m 아래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승객 박모(50.여)씨 등 6명이 중상을 입고 정모(44)씨 등 14명이 가볍게 다쳤다.

경찰은 운전 중 빗길에 미끄러졌다는 카니발 승합차 운전자 윤모(33)씨의 말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백양사 휴게소 부근에서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파손됐고, 승주IC 부근과 고창-담양 고속도로 남고창 IC 부근, 창평 IC 부근 등에서도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줄을 이었다.

서울에서는 이날 오전 9시께 동대문구 동대문중학교 사거리에서 홍모(70)씨가 몰던 택시가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카렌스 승용차와 충돌한 뒤 주변 상가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홍씨와 카렌스 운전자 강모(27)씨, 택시 승객 4명 등 모두 6명이 얼굴과 목 등에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등산객 고립.침수 =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계곡에 불어난 물로 등산객들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여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전남도소방본부는 11일 오후 2시 30분께 전남 곡성군 곡성읍 동악산에서 계곡물로 고립된 부산 봉우산악회 회원 안모(51)씨 등 11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16분께 동악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던 중 도림사 위쪽 50m 지점에서 계곡물이 크게 불어나면서 고립되자 119에 신고했다.

앞서 오후 1시8분께에는 전북 순창군 강천산의 한 계곡에서 등산객 김모(61)씨 등 3명이 불어난 계곡물로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 만에 안전하게 구조됐다.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광주.전남 지역에 시간당 3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경지와 주택 침수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신안군 지도읍에서 주택 2채가 방까지 물이 차는 침수 피해를 본 것을 비롯해 함평군 함평읍과 무안읍 등 광주.전남 지역 곳곳에서 50여 채의 주택이, 전북 순창군에서도 주택 45가구가 침수 피해를 보았다.

또 광주 서구 농성지하차도와 광산구 흑석사거리 부근 등 광주에서 14곳의 도로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전남 함평군 학교면 국도 1호선 일부, 함평읍 시가지, 무안읍 시가지와 청계면 등의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안-광주 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500여m 지난 곳에서는 토사가 도로로 유출돼 도로 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함평군 학교농공단지 앞과 바다 만조와 집중호우가 겹친 무안군 해제면 등에서는 농경지 110㏊가 물에 잠기는 등 광주.전남지역에서만 총 1천646㏊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평균 137.5㎜의 강우량을 기록한 부산에서도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일부 지역에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사건 = 부산 남부경찰서는 11일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산지역 거대 폭력조직인 유태파의 행동대원 양모(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10일 오전 1시30분께 수영구 광안동 해변도로에서 또 다른 폭력조직인 칠성파의 행동대원 공모(45)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공씨의 어깨와 머리, 팔 등 5곳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씨에 대응해 폭력을 휘두른 공모(45)씨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10일 낮 12시30분께에는 포항시 남구 대잠동 문모(23.여)씨의 집에서 문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문씨가 일하던 A 주점 관계자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천안에서는 가정불화를 겪던 정모(50)씨가 지난 6일께 부인 고모(48)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딸(23)까지 목 졸라 질식시킨 뒤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질식해서 기절했던 정씨의 딸은 몇 시간 뒤 깨어났으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며 나흘 동안 숨진 부모 곁에서 같이 지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화재 = 화재도 잇따랐다.

11일 오전 2시16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의 자동차 부품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불이나 공장 내부(120㎡)와 집기류 등을 태워 2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10일 오후 8시20분께에는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의 한 농가 돼지우리에서 원인 모를 불이나 돈사 990㎡를 태우고 1시간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우리 안에 있던 돼지 1천여 마리가 불에 타 죽어 소방서 추산 2억4천여만원의 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벽면 안쪽에 있는 전기박스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농장장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