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급 스파에 아트홀까지…리조트? 아파트랍니다

진화 거듭하는 커뮤니티
사우나는 기본…취미·교육시설도 속속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헬스클럽 실내골프연습장은 기본이고 호텔급 스파,영화 상영도 가능한 공연장,영어학원,전자책 도서관 등을 단지 안에 들일 정도로 커뮤니티 시설이 진화되고 있다. 대단지일수록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해지면서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의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차별화된 커뮤니티 공간을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시설도 이젠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호텔급 스파시설 첫 도입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에 요즘 기본으로 조성되는 곳이 사우나 시설이다. 웬만한 동네 목욕탕보다도 월등한 수준의 시설을 갖춘 사우나실을 들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최초로 사우나에다 호텔급 스파시설까지 설치된 단지가 등장했다. 바로 삼성물산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지어 지난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다. 총 4개 블록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블록별로 마련된 커뮤니티시설 외에 모든 입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연면적 2600㎡ 규모의 스파시설을 4블록에 따로 조성해 놨다. 금은빛 타일로 마감된 남녀 사우나실과 전문적인 스파관리실은 고급 호텔에서 볼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화된 커뮤니티시설 덕분에 이 단지는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한 인근 지역의 아파트보다 집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 현재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전용 84㎡의 매매가는 5억7500만~5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용인 신봉동 A아파트 같은 주택형의 시세는 4억6000만~4억9000만원으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와 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전세가 역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가 주변 단지에 비해 3000만~4000만원 정도 비싼 1억9000만~2억1000만원 선에 84㎡형의 매물이 나와 있다고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는 설명했다.

◆전문공연장 빰치는 무대와 조명

단지 내에 문화시설을 갖춘 곳도 등장했다. 동부건설이 경기 남양주시 진접동에 지은 '남양주 진접 센트레빌 시티'다. 약 100명의 관객 수용이 가능한 규모의 다목적홀이 커뮤니티센터 내에 설치돼 있다. '아트홀'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간은 공연이나 영화 등을 상영할 수 있는 곳으로 무대와 조명시설,최첨단 음향장비와 스크린 등을 갖추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파티나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연회장 등을 마련해주는 곳이 있었지만 공연이나 각종 발표회가 가능한 곳은 진접센트레빌이 처음이다.

이곳 커뮤니티시설에는 DIY(가정용품의 제작 · 수리 · 장식을 직접 하는 것)나 요리 등의 다양한 강좌가 열리는 문화센터도 마련됐다. 총 3개의 공간이 제공돼 입주민들이 백화점 문화센터에 가지 않고 단지 내에서 교육이나 강의을 받을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남양주 진접에서도 약간 외곽에 위치한 센트레빌 단지는 입주 초기 입주률이 낮은 편이었다"며 "하지만 커뮤니티센터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위치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바닥이 움직이는 스크린 골프장

실내 골프연습장보다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스크린 골프장이 단지 내에 속속 설치되고 있다.

GS건설은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에 지어 입주를 앞두고 있는 '일산 자이 위시티' 주상복합아파트의 스크린 골프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전후 경사,좌우 경사를 측정해 필드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발의 경사도를 구현해 놓은 스윙발판이 적용된 스크린골프장이다. 실내에서도 실제 필드에서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는 게 GS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산 자이 위시티'는 총 4683채로 이뤄진 매머드급 단지답게 주상복합에 설치된 스크린골프장 외에 3개 블록별로 실내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이 각각 따로 마련됐다. 단지 전체의 골프연습장을 모두 합하면 37타석에 달해 웬만한 사설 골프연습장보다도 큰 규모다.

◆단지 안으로 끌어들인 영어학원

자녀 교육공간은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에서 빼놓지 않고 설치되는 시설이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남녀 독서실과 북카페 등을 자녀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동일하이빌은 대구 수성구 상동에 지은 '대구 수성 동일하이빌'에 85석 규모의 남녀 독서실 외에 자녀들이 일정기간 무료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커뮤니티센터 1~2층에 연면적 1320㎡ 규모로 꾸며졌다. 이는 단지내 영어마을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다. 영어 전문 교육기관인 YBM시사어학원이 운영하며 각종 테마별 체험공간과 10여명 단위의 소그룹 강의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이 부산 부전동에 지을 주상복합아파트 '서면 더 센트럴스타'에는 30층(110m)에 입주민 전용 스카이라운지가 설치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마산만 아이파크 커뮤니티시설에는 각종 아열대식물이 심어진 투명한 유리구조물이 조성됐다.

대림산업은 커뮤니티시설을 운영할 입주민대표회의가 입주 직후 곧바로 구성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입주와 동시에 6개월간 무료로 시설을 관리 운영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