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K5 '하이브리드 투톱' 내년초 동시 투입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YF쏘나타를 제치고 6월 내수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중형 세단 K5의 하이브리드카 버전을 내년 초 국내에 출시한다. 오는 10월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사진)와 달리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후 해외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 기아차그룹은 K5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거의 동시에 출시,하이브리드카 부문에 대한 시장 주도력을 확립하기로 했다. 베스트셀링카 1~2위 모델의 하이브리드카를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ℓ 휘발유로 22㎞ 주행

현대차가 최근 뉴욕모터쇼에서 공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사양을 살펴보면 아직 세부 사양이 공개되지 않은 K5 하이브리드의 성능과 특징을 어느 정도 추측해볼 수 있다. 쏘나타와 부품 대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차량 중 최초로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를 탑재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된 니켈수소 전지보다 출력밀도와 에너지밀도가 각각 70%와 17% 높다. 중량도 29%가량 가볍다.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는 30㎾급으로 경쟁사 모터보다 크기와 중량을 각각 18%와 30%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지난 4월 뉴욕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양산형 모델은 ℓ당 22㎞가량의 연비를 낼 전망이다. 똑같은 1ℓ의 휘발유를 넣었을 때 경쟁 모델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ℓ당 19.7㎞)보다 2㎞ 이상을 더 갈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양산 모델에는 2.4ℓ 쎄타Ⅱ 하이브리드 엔진 대신 최근 개발을 마친 2.0ℓ 누우 엔진을 장착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판매 모델보다 연비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은 하이브리드카 중흥기

현대 · 기아차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반떼와 포르테 LPi였다. LPG를 연료로 사용,친환경성을 극대화한 것이 준중형 하이브리카의 장점이었다.

이 두 모델의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두 차량의 판매량은 월 200~400대 수준으로 전체 판매량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휘발유 모델보다 300만원 이상 비싼 가격과 연료효율이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회사 관계자는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아반떼와 포르테LPi는 1㎞ 주행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9g에 불과할 만큼 환경친화적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안겨주지는 못했다"며 "휘발유 모델은 실연비가 확연히 개선되는 만큼 LPG 모델 때와는 시장 반응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유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휘발유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쉽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이 빚어지면 LPG 하이브리드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음에도 불구,지난달 경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5%나 늘어났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그만큼 유가동향에 민감하다는 뜻"이라며 "유가가 조금 더 오르면 중형차 소비자들도 차량 선택시 연비를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 투입

현대 · 기아차그룹은 하이브리드카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차,전기차 등 차세대 친환경 차량의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친환경차 트렌드가 언제 바뀔지 모르는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상용화 일정이 가장 빠른 것은 수소연료로 전기를 생산,이를 동력으로 활용하는 수소연료전지차다. 현대 · 기아차는 투싼과 스포티지R 후속 모델을 수소연료전지차로 개조,2012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생산 물량은 1000대로 한정하기로 했다. 리스 형태로 시장에 판매,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점차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