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초 친구 가족과 인도네시아로 늦은 여름 휴가를 떠났다. 친구가 골프를 치자고 제안했다. 라운드 경험이 한 번도 없던 그는 골프화와 클럽을 골프장에서 빌렸고 친구로부터 즉석에서 클럽 잡는 법을 배웠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샷을 10회가량 해본 뒤 바로 실전에 들어갔다. 일회용 DVD유통업체 플렉스플레이코리아 서대경 사장(40 · 사진)의 골프 입문기다.

서 사장은 2006년 1월3일 서울 용산의 한 골프연습장 이용권을 끊으면서 골프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30분간 집중 레슨을 받았다. 그해 3월 첫 라운드 때 108타를 쳤다. 그는 이후 100타대를 다섯 번 기록한 뒤 여섯 번째는 93타를 적어냈다. 그해 여름께 84타로 80타대에 진입한 뒤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야간에 골프연습장을 찾아 1시간씩 연습하는 것을 빼먹지 않았다.

9세 때부터 테니스를 쳐 볼을 맞히는 임팩트가 좋은 점도 실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그해 10월14일 안양베네스트GC에서 3오버파 75타로 당당히 '싱글패'를 받았다. 그달에만 네 번이나 70타대를 기록했다.

2000년부터 개인 사업을 시작한 서 사장이 가장 잊지 못하는 골프 동반자는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다. 변 대표는 "골프는 캐디를 포함해 다섯 명이 하는 매너 운동이다. 캐디가 즐거워야 나머지 네 명이 즐겁다"고 조언해줬다. 또 클럽은 본인이 뽑고 꽂는 습관을 들이며 퍼트라인도 직접 읽고 거리도 스스로 파악하는 습관을 가져라고 덧붙였다.

골프를 잘하는 비결은 뭘까. 그는 "본인만의 패턴(루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티잉그라운드에서는 연습 스윙을 꼭 한 번 하고 왜글(백스윙 전 클럽을 좌우 또는 상하로 살짝 흔드는 동작)을 세 번 한 뒤 바로 샷을 한다. 그린에서는 볼을 라인에 맞게 정렬한 뒤 세 번 연습 스윙을 하고,볼 뒤에 퍼터를 놓고 스탠스를 잡은 뒤 심호흡하고 퍼트한다.

연습장에서는 꼭 뒤편에 거울이 있는 타석만 고집하는 것도 그만의 습관이다. 그는 아마추어들이 장타를 의식해 스윙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백스윙과 다운스윙 때 에너지를 분산하지 말고 다운스윙 후 임팩트 때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