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같아라.'항공,해운 등 요즘 운송업계의 공통된 분위기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비수기로 분류되는 상반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정도로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해운업도 운임료를 성공적으로 올리면서 수익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비상하는 항공

항공업계의 하반기 관점 포인트는 기록 경신 여부다. 실적 호전은 분명한 만큼 약진의 폭이 어느 정도인가가 궁금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여름 휴가철 시즌인 7,8월에 접어든 데다 지난해 신종플루,경기 침체,환율 상승 등의 요인이 제거되면서 항공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진단이다.

항공업계가 공격적으로 증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 낙관론을 방증한다. 대한항공은 이달과 다음 달 총 248회의 부정기 항공편을 배치해 206만석의 좌석을 공급하고,아시아나항공도 120편을 추가 투입해 134만석을 늘리기로 했다.

수익 면에서도 호재가 많다. 우선 항공업계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달 첫째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 인도분의 가격은 전주에 비해 8.52% 급락한 배럴당 72.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유가 하락은 경기 둔화의 징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지만 않는다면 안정적인 유가는 항공업계로선 다행인 셈이다.

위안화 상승으로 중국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커질 것이란 것도 항공업계로선 반가운 대목이다. 중국과 대만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경제협력협정을 맺어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긴 하지만 위안화 상승으로 인한 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약진도 기대된다. 수익성이 좋은 국제선 노선 취항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항 5년차에 접어든 제주항공은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누적매출액 550억원을 기록,올해 매출 1500억원의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고 영업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에어부산 역시 지난 4월 매출 110억원,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2분기 턴어라운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살아나는 해운

해운업계는 컨테이너 부문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HRCI(Howe Robinson Container Index)가 지난달 30일 629.0을 기록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지난해 이맘때 지수가 360을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인 셈이다.

유럽의 재정적자 위기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이 호재다. 3,4분기가 성수기여서 운임지수는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개학,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등 특수를 준비하기 위해 기업들마다 재고 구축에 돌입하게 되면 물동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전자제품,건축자재 등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해운업계는 미주 노선의 5월 기본 운임 인상에 성공했다. 최근엔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컨테이너박스가 부족한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컨테이너박스 제조사들이 생산 규모를 축소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상반기 해운업 호황을 이끌었던 벌크선 분야는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벌크선 BDI(Baltic Dry Index)가 5월26일 4209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철광석,석탄 수송은 여름이 비수기인 데다 최근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로 중국발 자원 블랙홀 현상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브라질의 철광석 업체인 발레사가 오랜만에 용선 시장에 나타나는 등 운임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