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오는 13일 주주총회에서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작업이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계에서는 어 내정자가 이르면 주총 다음 날인 14일 차기 행장을 선임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차기 행장은 현직 부행장 가운데 선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은행 사정을 잘 아는 현직 임원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 안팎에서 현직 부행장 중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기의 전략그룹 부행장,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심형구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등이다. 최 부행장은 인사와 전략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으며,동아대 정치외교학과와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MBA)을 나왔다.

민 부행장은 국민은행의 방대한 영업조직을 총괄하며 탁월한 영업능력을 발휘해 왔다. 충남 천안이 고향이며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심 부행장은 자회사인 KB부동산신탁 사장으로 갔다 복귀해 3년째 부행장을 맡고 있다.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강경상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등을 거쳤다.

KB금융은 은행이 갖고 있던 행장 선임권을 최근 지주사로 가져왔다. 회장이 행장 후보를 추천하면 지주사에 신설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윈회(대추위)가 승인하는 형식이다. 대추위는 지주사 회장과 사장,사외이사 2명 등 4명으로 구성된다. 지주사 사장이 공석이지만 3명의 대추위원으로도 행장 선임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따라서 강 행장이 퇴임한 다음 날인 14일에라도 행장 선임이 가능하다.

한편 강 행장은 10월 말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13일 주총일에 물러날 예정이다. 강 행장은 당일 주총 사회를 보고 오후에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퇴임식을 갖는다. 강 행장은 지난해 12월 KB금융 회장에 내정됐다가 금융당국의 고강도 조사 등으로 같은 달 중도 하차한 뒤 KB금융 회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해왔다. 강 행장은 9월부터 미국 터프스대 플레처스쿨에서 방문연구원 신분으로 연구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