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38 · 테일러메이드)가 미국PGA투어에서 1년여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 반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 · 미국)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나흘 내내 무(無) 언더파' 기록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달 초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미PGA투어 첫승을 올렸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한 달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위창수,첫승 머지않았다

최경주,양용은,케빈 나,앤서니 김에게 가렸던 위창수가 모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위창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민크GC(파70)에서 끝난 AT&T내셔널(총상금 62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7언더파 273타(69 · 65 · 70 · 69)를 기록했다. 챔피언 로즈에게 3타 뒤진 단독 4위다.

지난해 4월 말 취리히클래식(공동 2위)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며 올 들어서는 3월 혼다클래식(8위)에 이어 두 번째 '톱10' 진입이다. 29만7600달러(약 3억6400만원)의 상금을 받은 위창수는 단숨에 투어 상금랭킹 62위(89만3380달러)로 올라섰다.

위창수가 상위권에 오른 것은 주무기인 퍼트 덕분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당 퍼트수가 26.5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홀당 퍼트수도 1.636개로 역시 1위다. 2007년 미PGA투어에 본격 데뷔한 위창수는 지금까지 2위만 세 차례 했을 뿐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다.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단독 4위에 오름으로써 우승이 가까워졌음을 알렸다.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위창수가 우즈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처음이다.

◆우즈,39개월 만에 첫 '한 대회 노 언더파'

우즈는 합계 4오버파 284타(73 · 70 · 70 · 71)로 공동 46위에 그쳤다. 순위보다도 플레이 내용이 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회 나흘 내내 한 차례도 언더파를 치지 못한 것은 2007년 마스터스(73-74-72-72)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즈는 더욱 '디펜딩 챔피언'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가 30개로 부진한 편이었다. 나흘 동안 버디는 13개에 그쳤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위해 볼과 신발을 교체했다. 덕분에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326.3야드로 출전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드러운 볼에서 딱딱한 볼로 바꾼 탓인지,그린(주변)에서 볼 컨트롤이 여의치 않았다. 퍼트수가 이를 말해준다. 우즈는 "맞바람에서도 드라이버샷이 똑바로,멀리 나갔기 때문에 열흘 앞으로 다가온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