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TGiF(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열풍이 거세다. 10~20대에 한정된 유행이려니 했는데,30대는 물론 40~50대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이 산행 중인 아름다운 풍경,저녁식사 중인 레스토랑의 근사한 메뉴를 촬영해 짧은 글과 함께 트위터에 올려 가상의 공간에서 연결된 지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TGiF 트렌드에 동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지인들,그리고 지인의 또 다른 지인까지를 포함하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일 것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간 의사소통,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 프로세스 단축,고객 홍보와 마케팅 등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 마치 TGiF 트렌드가 사회적 수준에서 소통의 열풍을 일으키며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의미의 공동체를 형성시키는 촉매가 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과연 이런 편의성이 좋기만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끔 회의가 들기도 한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주부는 아이가 수영장에 빠져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도 구조보다는 이 상황을 트위터로 중계하는 데 열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유명인은 물론,일반 대중의 일상생활이 하루이틀 만에 전 국민에게 중계되는 사생활 침해의 부작용도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점은 이들 미디어에 대한 중독으로 일상생활의 리듬이 불균형해지며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만 해도 그렇다.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며 해외 동료나 고객과 빈번히 일하는 까닭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큰 과제였는데 스마트폰이 이를 쉽게 해결해 주는 듯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퇴근 후 가족과 함께할 때도 해외에서 오는 메시지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엔 신속한 응답에 감사해 하던 해외의 상대방들도 이젠 이를 당연시한다. 모든 메시지에 신속히 응답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상대방의 답변이 조금이라도 지체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조급함이 몸에 배 버린 듯하다. 다른 사람과 식사나 담소를 나누는 중에도 빈번히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는데,모 지인은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소홀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집중한다고 필자에게 서운함을 표시한 적도 있다.

편리함이 주는 효용성과 즐거움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의 소통에 열심인 것이,내 눈 앞에 나를 보기 위해 자리한 진짜 지인과 내 가족을 서운하게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조그만 자판과 화면에 집중한다고 늘 굽어 있는 목과 허리를 펴고 바로 내 앞에 있는 지인과 가족,그리고 푸른 하늘을 바로 보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 같다.

박형철 머서코리아 사장 andy.park@mec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