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막걸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충북 경남 전북 등 지역 막걸리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CJ가 전국에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의 막걸리 사업 진출로 서울탁주와 국순당이 양분해온 국내 막걸리 시장의 재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5일 충북 제천 용두산조은술의 '대강 소백산 막걸리',경남 창녕 우포의아침의 '탁사마',전북 전주주조의 '전주생막걸리' 등 3개 브랜드 제품을 이달 중순부터 전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막걸리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지역 업체들이 막걸리 생산을 맡고,CJ 측은 유통 및 연구 · 개발(R&D) 품질관리 마케팅 수출 등을 담당하게 된다. CJ는 특히 막걸리 품질을 표준화하기 위해 지역 막걸리 업체들과 공동으로 품질측정지표 등을 개발,매뉴얼화했으며 자체 연구팀을 지역업체에 파견,제조공정과 위생기준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업체들의 막걸리 브랜드명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 제조업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는 다르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국내산 쌀만을 쓰는 이들 막걸리에는 CJ제일제당이 자체 개발한 병마개가 사용된다. 효모 탄산가스는 밖으로 내보내면서 막걸리는 새지 않도록 하는 제품이다. 이를 통해 보통 열흘 내외인 막걸리 유통기간이 보름가량으로 늘었다. 3개 브랜드 제품에는 제조업체 이름과 브랜드명 외에 '우리대표막걸리'라는 CJ의 보증마크가 추가로 표시될 예정이다.

오는 11월부터는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업무는 외식사업 전문 계열사인 CJ푸드빌에서 맡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일본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막걸리 수출지역을 다각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선 11월께 미국 수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CJ의 막걸리 시장 진출로 지역 브랜드 중심이던 국내 막걸리 시장이 재편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방 막걸리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해 적극적인 마케팅이나 전국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며 "대기업과 지역 업체들이 제휴하면 이런 단점이 보완돼 막걸리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심성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