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본격 하반기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IT(정보기술) 종목에 대한 실적 모멘텀 둔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5일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모멘텀 둔화가 우려된다며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98만2000원에서 93만2000원으로 내렸다.이 증권사 한승훈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의 강세를 반영해 2010년 반도체 영업이익은 10조원으로 전망하지만 LCD영업이익은 하반기 재고 상승에 따른 업황 둔화를 예상해 기존 추정치인 2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강세를 반영해 실적 추정치를 상향조정하지만 하반기 메모리와 LCD 가격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이를 반영한 실적 모멘텀 역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계절성이 예전보다 둔화되는 점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패널재고 수준이 정점(peak)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4만2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 증권사 유종우 연구원은 "하반기 LCD TV와 PC 완제품 수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높아진 패널재고로 3분기 채널출하량 증가율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 효과로 인한 일시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4분기 재고조정 시기를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LCD사이클은 대체로 약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패널재고가 감소하는 기간동안은 패널가격과 패널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9만원대로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한 LG전자에 대해서도 부정적 분석이 잇따랐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해 "제품 구성과 경쟁력, 하반기 IT수요, 시장경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 수익성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 부진에 다른 IT수요 감소시 최종 수요 제품인 세트 업체의 실적 부진이 우선적으로 나타나 LG전자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투자의견과 적정 주가 변경을 위해서는 휴대폰 부문의 제품 경쟁력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적정주가 11만원과 '보유'(Hold)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실적 모멘텀 우려 전망에도 불구,업계는 IT업종을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꼽고 있다. 삼성증권은 "IT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7.8%, 2분기 대비 6.9% 증가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보다는 2분기와 3분기를 겨냥할 때 지금이 IT업종의 매수 적기"라고 제시했다. 최선호종목으로는 삼성전자를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하반기 주요 산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정보기술(IT), 자동차, 해운업이 하반기에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국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받은 IT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해외 수요가 확대돼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