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증시는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중국 경기선행지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미국 및 유럽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는 점도 이날 투자심리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기 둔화와 남아있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인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적극적으로 유입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기를 앞두고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와 연기금 매수세 등이 증시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의 결과가 부진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세계 증시 변동성 확대를 고려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00선이 가까워지면서 펀드 환매 조짐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통상 코스피 지수가 1700선 아래에서 조정을 받는 경우 펀드 환매가 줄어들거나 소폭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16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22일 3570억원, 23일 2342억원, 24일 2720억원, 25일 3779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가 현격히 줄어든 것.

한편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중국 등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에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만선이 붕괴됐고, S&P500지수의 경우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68.22포인트(2.65%) 내린 9870.30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3.85% 급락했고, S&P500지수 역시 3.10% 떨어져 작년 10월30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 "코스피 1690선 단기지지 가능성 높아"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지지선으로 1690선을 제시했다.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이 중첩된 구간이기 때문에 지지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 둔화 우려로 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급격한 추세이탈 가능성은 낮다"며 "기술적으로도 코스피 지수 1690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되더라도 이후 의미 있는 지지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전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20일, 60일 이동평균선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1690선 전후의 단기 지지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600선대 중반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도 밀려날 수 있어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유럽 위기를 넘기고 나면 3분기 중반 이후에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함께 내놓았다.

◆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에 관심"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실적 개선주 등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양증권은 "지수가 혼조세를 보이더라도 2분기 실적발표시기 진입을 앞두고 있어 실적개선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유지될 전망"이라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내수경기를 감안할 때 유통, 음식료, 화장품, 항공, 여행 등을 중심으로 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