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국 양대 전자양판점과 손잡고 올해 현지 판매량을 두 배 가까이 높이는 공격적 목표를 세웠다. 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책으로 늘어난 전자제품 수요를 잡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 강화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양판점 판매 목표 두 배로 상향

LG전자는 중국 양대 전자양판점 가운데 하나인 궈메이와 올해 전자제품 판매 목표를 93억위안대(1조6700억원 규모)로 높이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지난해 궈메이의 LG전자 제품 매출(약 50억위안)에 비해 9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제품별로 TV 40억위안,냉장고 · 세탁기 28억위안,휴대폰 15억위안,에어컨 10억위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궈메이는 중국 내 1300개 매장을 보유,100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쑤닝전기와 함께 전자제품 유통을 양분하고 있는 업체다.

LG전자는 앞서 지난달 쑤닝전기와도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80억위안으로 높이는 계약을 맺었다.

중국 양대 양판점들이 LG전자와 잇따라 판매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은 올해 중국에서 프리미엄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자제품을 살 때 일정액을 지원해주는 가전하향(家電下鄕),이구환신(以舊換新) 제도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기간도 연장했다. TV의 경우 지난해까지 3500위안(약 62만원) 이하의 제품만 적용했지만 올해는 7000위안(약 125만원) 제품을 살 때도 보조금을 준다. 한국 업체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판매를 확대하려는 제조사의 요구와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리려는 양판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판매 목표 상향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양판점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계기로 올해 중국 매출을 전년 대비 10% 늘어난 120억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내수 판매 매출도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30억달러대로 높여 잡았다. 3차원(D) TV,LED(발광다이오드) TV,양문형 냉장고,드럼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LG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원스톱 서비스센터인 'LG 마스터 센터'를 중국 전역 15개 주요도시로 확대하는 등 서비스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LG마스터 센터는 휴대폰,TV,세탁기,냉장고 등 주요 LG제품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중국 내수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이 지난해 2929만대에서 올해는 3920만대,내년에는 4400만대까지 늘어나 북미 시장 전체 규모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이를 주도하려는 전자업체들의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LG전자에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3월 쑤닝전기와 올해 중국 내수 시장에서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판매 목표를 달성키로 합의했다. 지난해 매출액보다 70%나 늘어난 공격적 목표치다.

이에 따라 중국 토종 가전업체들과 한국 가전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이센스,스카이워스 등 중국 6대 TV 제조사들은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전년 대비 19.1%포인트 늘어난 79.1%로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도 공세적 가격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이얼,메이링 등도 에어컨 · 냉장고 분야 수위를 지키기 위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