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회 茶山경영상 시상식] 우석형 회장 "신도리코 50년은 茶山정신"
제19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경영인들에게 주어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답게 이날 시상식은 특급 호텔 연회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오전 11시 시상식에 앞서 17층 영상회의실에서 20분간 티타임이 마련됐다. 수상자인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부부,배영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부부,역대 수상자인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정규수 삼우EMC 회장,류동길 심사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자들에 대한 덕담이 오갔다. 삼우EMC 정 회장이 우 회장을 향해 "우리 회사는 복사기와 팩스를 모두 신도리코 제품만 쓰는데 품질도 좋고 AS도 신속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하자 우 회장이 허리를 굽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류 심사위원장은 "다산경영상에는 일절 낙하산(외부 청탁)이 통하지 않는다"며 심사의 엄정성과 상의 권위를 강조했다.

티타임 후 수상자들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회사 임직원 등 100여 명이 뜨거운 박수로 맞았다. 행사는 심사평,시상,수상소감,건배 제의 등으로 이어졌다.

류 심사위원장은 월드컵에 빗댄 '축구 경영론'으로 심사평을 대신했다. "축구처럼 기업 경영에서도 시 · 공간을 선점하는 쪽이 이깁니다. 상대보다 빨리,많이 뛰기 위해서는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기업에 체력은 기술력과 노사 신뢰입니다.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탈락한 것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재확인해준 좋은 사례죠."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설계 · 축조한 '수원성'을 본떠 순은 200돈으로 만든 상패가 주어졌다. 성을 쌓듯이 기업의 토대를 구축하고,최고의 기업으로 키워 가라는 의미에서다. 부상으로는 순금 10돈짜리 행운의 열쇠가 수여됐다.

이어진 수상소감에서 신도리코 우 회장은 선친인 고(故) 가헌 우상기 창업 회장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렸다. 우 회장은 "개성상인의 후예였던 부친은 한국 복사기,팩시밀리의 산증인이었다"며 "2002년 고인이 되신 선대 회장께 상을 바친다"고 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특히 우 회장은 7월7일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상을 받은 데 대해 남다른 감회도 밝혔다. 그는 "이 상의 진정한 수상자는 신도리코의 50년 역사"라며 "신기술을 향한 열린 시각과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계를 개발한 신도리코의 발자취는 실사구시 정신으로 경세제민을 추구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배 사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을 통해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며 "변화와 혁신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상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 · 소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건배 제의는 제8회 수상자인 신윤식 정보환경연구원 회장(당시 하나로통신 사장)이 맡았다. 체신부 차관 출신이기도 한 신 회장은 "공직과 기업에서 40여년간 지내면서 금탑산업훈장도 받아 봤지만,마음에 품고 있는 최고의 영예는 다산경영인상을 수상한 것"이라고 한 뒤 큰 목소리로 '위하여'를 제창했다.

오찬 후 수상자별로 진행한 기념촬영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신도리코의 한 직원은 "오늘 이 사진은 회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다같이 크게 파이팅을 외치자"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제 19회 茶山경영상 시상식] 우석형 회장 "신도리코 50년은 茶山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