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0.43%) 오른 1222.2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급등한 1233원으로 출발, 이내 상승폭을 넓히며 장중 한때 1243원까지 몸을 높였다. 환율이 124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오후 들어 반락폭을 넓히며 1218원을 저점으로 기록, 1240원대와 1210원대를 오가며 최대 25원 이상의 큰 변동폭을 보이다가 1220원대 초반에서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증시 주가 하락, 중국 경기지표 전망 등 세계 경제의 회복세 둔화 우려에 따른 대외적 여건에 의해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월말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제한한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전에 상승이 과했다는 인식과 함께 오후 들어 네고가 많이 실렸다"며 "손절매도 물량도 어느 정도 나오면 환율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가 4월 중국 경기선행지수를 1.7% 상승에서 0.3% 상승으로 고쳐 다시 발표하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컨퍼런스보드는 1.7% 상승이라고 발표한 내용은 '계산 착오'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당초 내용보다 많이 못 미치는 상황에서 유럽지역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떠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진행했던 1년만기 대출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유로존(유럽지역 14개국)의 유동성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밤 컨퍼런스보드는 6월의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보다 9.8p 떨어진 5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2.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악재의 영향으로 밤사이 미국 뉴욕증시는 2%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0여일 만에 1만선이 붕괴하면서 전날보다 268.22p(2.65%) 떨어진 9870.30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1700선이 무너졌다.
급락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하락폭을 상당부분 되돌리며 전날보다 9.47p(0.55%) 떨어진 1698.2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44p(0.50%) 상승한 489.9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3300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며 2거래일째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는 약 2600억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9분 현재 1.222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8.59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