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소형 자산운용사(3월 말 결산)들이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통 큰' 배당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ING자산운용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400원씩 총 21억8600만원을 결산 배당키로 했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이는 ING운용이 지난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벌어들인 순이익의 40배에 가까운 규모다.

ING운용은 2007년 랜드마크자산운용을 합병한 이후 2008 회계연도에 10억7800만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이번에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순이익 규모가 5900만원,주당순이익(EPS)은 11원에 불과하다.

ING운용 관계자는 "랜드마크운용과의 합병 등 이유로 5년 넘게 배당을 하지 못해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있었다"며 "현재 150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있어 배당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자산운용도 지난 회계연도 순이익(74억7800만원)보다 많은 103억3200여만원을 18일 배당했다. 주당 배당금은 1500원으로 EPS(1087원)를 웃돈다. 18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활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PCA투신운용은 순이익(60억원)에 맞먹는 56억원을 24일 배당했다. 다만 주당 배당액은 전년 2000원에서 1867원으로 소폭 줄였다.

이처럼 '통 큰' 배당을 한 운용사들은 자본금 활용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익잉여금을 쓴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제조업처럼 설비 투자 등으로 재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원래 배당성향이 높다"면서도 "최악의 경우 손실이 났는데 내부유보금이 없으면 자본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