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라이트맥주를 먹자!'

칼로리가 낮은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달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카스 라이트'를 출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라이트 맥주는 남성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는 맥주의 칼로리를 낮추되 맥주 본연의 맛은 그대로 살린 제품이다. '카스라이트'의 칼로리는 100㎖ 기준 27㎉로 기존 맥주보다 33% 낮으며,최근 유행하는 막걸리에 비해선 무려 41%나 낮다. 이 때문에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출시 45일 만에 1000만병(330㎖ 기준) 넘게 팔릴 만큼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라이트 맥주는 세계적으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전체 맥주시장의 51.1%를 라이트 맥주가 차지했으며,일본도 맥주 음용 인구의 45%가 주 1회 이상 저칼로리 맥주를 마시고 있다. 라이트 맥주는 지난해 일본 내 히트 상품 2위로 떠올랐다. 전 세계 판매 1위 맥주도 '버드 라이트'다.

오비맥주는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카스라이트'를 내놓았다. 칼로리를 낮추면서도 첨단 기술을 동원해 맛을 살렸다. 이 회사는 △영하에서 3일간 숙성하는 빙점숙성기법 △프리미엄 맥주에 적용하던 3단 호핑(Triple Hopping) 기술 △칼로리를 낮추는 고발효 공법 등을 적용해 '맥주의 풍부하고 진정한 맛'을 지켜냈다. 특히 고발효공법은 오비맥주가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개발해온 기술로,효모의 최적 활성화를 유지한 상태에서 탄수화물의 발효도를 극대화함으로써 열량 성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맥주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을 둘러싼 논란은 맥주 탄생 이후 계속돼 왔다. 맥주에 포함된 알코올은 1g당 7㎉의 높은 열량을 갖는다. 맥주 355㎖ 1캔의 열량은 131㎉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식약청은 열량 등 영양표시 대상에 술을 추가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술의 열량은 '빈 열량'(empty calorie)으로 단백질 무기질 등 영양소가 없어 쉽게 체내에 저장되지 않으며 체온상승,혈액순환 등으로 소비돼 비만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술을 먹으면 식욕을 자극해 열량이 높은 통닭 등의 안주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비만과 연관관계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김기화 오비맥주 홍보팀장은 "카스라이트는 맛있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아 여름철 소비자들의 무더위를 가볍게 날려 줄 제품"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싸이를 모델로 '맛은 up,칼로리는 down'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3가지 시리즈의 '카스라이트' 광고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주고 있다. '더 맛있고,칼로리가 더 낮은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실은 물론 아프리카,밀림,신혼부부의 집까지 거침없이 탐험하는 '라이트 형제' 싸이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