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발표 시기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이익 개선이 시장 모멘텀(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험요인들 역시 다소 안정됐다는 평가다. 미국의 금융규제개혁법안 확정에 따라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법안의 규제강도가 당초보다 완화됐다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수급상에서는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증시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1700선 부근부터 이어지고 있는 펀드환매 기조는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720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세가 12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0.07% 하락한 1만145.40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0.29% 올랐고, 나스닥 지수의 경우 0.27% 상승 마감했다.

◆ "업종별 순환매…저점 접근 전략 유지"

KTB투자증권은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날 전망인 가운데 저점 접근 방식의 시장대응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박석현 연구위원은 "증시의 추세적 흐름이 긍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속도 조절 필요성은 아직 남아있다"며 "산발적인 위험요인에 대한 해소 과정을 확인해 가며 업종별 순환매 속에서 저점 접근 중심의 시장대응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지수가 한 달도 안 돼 저점대비 200포인트 가량 올라 기술적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선진국 증시 대비 상대적 측면에서의 주가 차별화는 가능할지라도 세계 증시의 주가 방향성이 추세적으로 엇갈리게 될 가능성이 낮다고 박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이에 아시아증시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의 강세 회복과 함께 외국인 매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6월 말에 들어서며 시장의 관심이 점차 2분기 실적 발표에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시즌 효과가 긍정적일 것"이라며 "KTB투자증권 분석대상 146개사 기준 올해 2분기 국내기업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4.5% 늘어난 22조8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실적 시즌에 진입하게 된다면 기업이익 전망치가 다시 상향조정 흐름을 나타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증권 "기금 매수세, 당분간 지속될 것"

현대증권은 기금들의 매수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배성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 주 이후 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수급 모멘텀도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증시의 조정이 다소 컸음에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적으로는 6월 이후 10일선을 지지로 견조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시장의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캔들의 패턴도 음봉보다 양봉을 기록한 날이 훨씬 많다는 설명이다.

당초 우려했던 펀드 환매에 따른 수급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지난 주 기금의 매수세로 완충되면서, 시장은 박스권 돌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배 연구원은 분석했다.

기금의 매수세는 지난 주에만 무려 6700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보이며 시장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기금 운용위원회는 앞으로 5년간 중기자산 배분안 발표에서 현재 13.1%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주식비중을 약 20%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한 점도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기금의 매수세는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시기에 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지수는 박스권 상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PER(주가수익비율)측면에서는 경험적 하단부여서 기금의 매수세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배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을 거친다면 지수는 다시 2000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라며 "지수가 아닌 PER추이에서는 현재가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강종했다. 다만 모멘텀 측면에서는 IT(정보기술) 섹터의 지배력은 2분기를 정점으로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으며, 에너지와 산업재 섹터 등으로의 활발한 순환매 흐름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 하나대투증권 "7월 증시, 안도랠리 전망…IT·자동차 선호"

하나대투증권은 앞으로의 3개월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1600~1870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투자전략팀은 '7월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7월 주식시장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안도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며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남유럽 재정문제가 부담 요소지만, 부담요인이 해결되면 반대 급부인 플러스(+)효과도 함께 온다는 주장이다.
7월은 남유럽국가들의 국채상환 규모가 정점에 이르고 유럽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는 등 변동성 증가 요인들이 많다는것. 그러나 국채상환과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안도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로의 복귀는 글로벌 환율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투자 매력을 높이는 재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앞으로 3개월 코스피 지수 전망은 1600~1870을 유지한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익 및 업황을 고려할 경우 자동차업종이 매력적"이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운송업종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이들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전략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7월에는 IT, 경기소비재, 소재섹터의 비중을 확대하라는 조언이다. 반면 산업재, 통신서비스, 필수소비재섹터에 대해서는 비중을 축소하라는 얘기다.

경쟁업체들의 공정기술전환 차질로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반도체, 높은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는 이익모멘텀으로 시장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는 자동차, 상대적 저평가 및 높은 이익모멘텀이 매력적인 은행,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회복이 강화되고 있는 운송업종에 관심으로 가지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 한양증권 "다음달 코스피 예상구간 1650∼1800"

한양증권은 28일 다음달 코스피 지수가 1650~180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V자형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에 앞서 실적 모멘텀을 발판 삼아 전고점을 돌파하는 '레벨업'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변동성 부담이 있지만 새로운 악재가 아닌 이상 내성력이 길러져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주 중심으로 저점 매수한 뒤 실적이 확인될 때까지 매도 타이밍을 보류하는 전략을 권했다.
실적이 돋보이는 IT·자동차·화학 등 기존 주도주를 기본으로, 순환매 가능성을 고려해 소재·소비재 등 중국 수혜주를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견고한 세계 수요와 우호적인 환율 덕분에 2분기 500대 국내기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예상 늘었을 것"이라며 "실적 우상향 추세가 3분기까지 지속되며 다음 분기 실적 우려 혹은 2분기 실적 주가 선반영에 따른 후유증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김하나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