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안 태풍될 줄 알았는데 미풍"…월가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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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사업 70% 유지
JP모건·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 주가 오히려 올라
JP모건·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 주가 오히려 올라
미국 상 · 하원이 합의한 금융개혁 최종 법안이 발표된 지난 주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모건스탠리 등 주요 대형 은행 주가는 일제히 3% 이상 급등했다. '월가 개혁'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힌 데다 최종 합의안이 당초 예상보다는 약화된 형태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안도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금리 · 외환 파생상품 거래 지속
26일 월가 분석에 따르면 대형 금융사들은 수익과 직결되는 파생상품 사업 및 투기적인 자기자본 거래에서 일부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종 법안이 마련됨에 따라 수익성 악화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모건스탠리는 최종 법안 내용이 알려진 직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파생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금리와 외환,투자등급 신용과 관련한 거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통화감독청(OCC) 자료를 근거로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해온 파생상품 거래 중 10%만 2년 이내 별도 사업부로 이관하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 상원은 대형 상업은행들이 모든 종류의 파생상품 거래를 반드시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고 은행들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로비 활동을 펼쳐왔다. 자산운용사인 그림스앤드코의 벤저민 월러스는 "파생상품 규제가 주당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몇 센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 헤지펀드 155억弗 줄여야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금융사의 자기자본 거래 규제(볼커 룰)에서도 월가 금융사들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당초 제안된 볼커 룰은 상업은행들의 투기적인 자기자본 투자를 전면 금지토록 했었다.
하지만 최종 법안에서는 금융사가 기본자기자본(tier 1,보통주+우선주)의 3%까지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법규대로라면 골드만삭스는 현재 헤지펀드 투자액 가운데 약 155억달러를 줄여 21억달러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모건스탠리도 46억달러의 투자액 가운데 30억달러를 줄여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여전히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낼 수는 있다. 결국 최종 규제안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업무를 겸하는 '유니버설 은행' 형태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엄격한 제한을 통해 대형 은행들의 무분별한 위험 투자를 막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런던 소재 JP모건투자은행의 빌 윈터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수정된 볼커 룰은 일부 금융사 수익 창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NBC는 '3% 제한'이 월가에 오히려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이색적인 분석을 내놨다. 월가 은행들은 헤지펀드 투자자들을 모집하면서 '우리도 투자한다'는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함께 넣는데 '3% 제한'을 근거로 더 많은 부담을 져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월가는 금융사에 대한 국제자본 요건 강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 헤지 비용은 증가 예상
한편 은행과의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위험을 줄여왔던 항공사와 식품회사,석유시추회사는 거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은행들이 규제 강화로 늘어난 파생상품 거래 비용을 기업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 개혁으로 금융사들의 대출 등 신용공여가 다소 위축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800억달러가량 감소하고 10년에 걸쳐 650억달러의 생산 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성완 기자 iklee@hankyung.com
◆금리 · 외환 파생상품 거래 지속
26일 월가 분석에 따르면 대형 금융사들은 수익과 직결되는 파생상품 사업 및 투기적인 자기자본 거래에서 일부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종 법안이 마련됨에 따라 수익성 악화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모건스탠리는 최종 법안 내용이 알려진 직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파생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금리와 외환,투자등급 신용과 관련한 거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통화감독청(OCC) 자료를 근거로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해온 파생상품 거래 중 10%만 2년 이내 별도 사업부로 이관하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 상원은 대형 상업은행들이 모든 종류의 파생상품 거래를 반드시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고 은행들은 이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로비 활동을 펼쳐왔다. 자산운용사인 그림스앤드코의 벤저민 월러스는 "파생상품 규제가 주당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몇 센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 헤지펀드 155억弗 줄여야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금융사의 자기자본 거래 규제(볼커 룰)에서도 월가 금융사들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당초 제안된 볼커 룰은 상업은행들의 투기적인 자기자본 투자를 전면 금지토록 했었다.
하지만 최종 법안에서는 금융사가 기본자기자본(tier 1,보통주+우선주)의 3%까지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법규대로라면 골드만삭스는 현재 헤지펀드 투자액 가운데 약 155억달러를 줄여 21억달러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모건스탠리도 46억달러의 투자액 가운데 30억달러를 줄여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여전히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낼 수는 있다. 결국 최종 규제안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업무를 겸하는 '유니버설 은행' 형태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엄격한 제한을 통해 대형 은행들의 무분별한 위험 투자를 막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런던 소재 JP모건투자은행의 빌 윈터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수정된 볼커 룰은 일부 금융사 수익 창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NBC는 '3% 제한'이 월가에 오히려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이색적인 분석을 내놨다. 월가 은행들은 헤지펀드 투자자들을 모집하면서 '우리도 투자한다'는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함께 넣는데 '3% 제한'을 근거로 더 많은 부담을 져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월가는 금융사에 대한 국제자본 요건 강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 헤지 비용은 증가 예상
한편 은행과의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위험을 줄여왔던 항공사와 식품회사,석유시추회사는 거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은행들이 규제 강화로 늘어난 파생상품 거래 비용을 기업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 개혁으로 금융사들의 대출 등 신용공여가 다소 위축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800억달러가량 감소하고 10년에 걸쳐 650억달러의 생산 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성완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