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9월 이후 형성된 박스권 상단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최고치 경신 등에 따른 유럽발 재정위기 재부각과 미국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1730선 아래로 밀려났다. 다만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와 비교하면 선방하는 흐름이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다음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다음주에는 월말, 월초를 맞아 각종 경제지표들이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5월 개인소득 및 소비, 미결주택매매,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 실업률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5월 산업생산, 6월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에는 미국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발표가 많은데, 특히 시장은 주택시장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고용지표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며, 6월 고용지표 결과가 예상치보다 저조할 경우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고, 이에 따라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흐름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건설사에 대해 그동안 미뤄오던 구조조정의 단행은 경제가 구조조정 여파를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기금 매수세 등에 비춰 지수의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까지 연기금은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황금단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연기금 측에서는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하반기 증시 흐름이 현 시점보다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최근 채권 금리가 상승, 채권보다는 상대적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연기금이 주식을 매수하는 등 대기 매수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지수의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 시기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조정을 받겠지만 코스피 지수 약 1680선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전망이고, 하반기 지수 상승을 염두에 두면 조정 시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2분기 기업실적 발표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증시의 하방경직성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 연구위원은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와 유럽발 재정위기 위험 등 남아있는 악재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 돌파 시도를 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적 발표 시기로 들어서면서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기에는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