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비즈니스 행보가 첫 성과를 냈다. 세계 1위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스코 본사에서 러시아 스콜코보 산업단지에 10년간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콜코보는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20㎞ 떨어진 도시로,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뜬 정보기술(IT)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스코는 이곳에 사무실과 공장을 건설해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시스코를 비롯해 몇몇 외국 기업이 스콜코보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 MOU에 서명한 기업은 시스코가 처음이다.

러시아 정부는 올 2월 스콜코보 산업단지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격 변동이 큰 석유 등 원자재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 산업구조를 IT 등의 하이테크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