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허정무 감독의 말씀처럼 8강을 향해 유쾌한 도전에 나서겠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가 8강 달성의 포부를 드러냈다.

이정수는 24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인터뷰를 통해 "16강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8강 진출의 꿈도 품고 있다"며 "허정무 감독의 말씀처럼 유쾌한 도전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정수는 이번 대회 본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전반 7분 만에 기성용(셀틱)의 프리킥을 결승골로 만들면서 2-0 승리의 초석을 다졌다.

그는 이어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도 0-1로 뒤지던 상황에 역시 기성용의 프리킥을 오른발로 차넣어 동점골을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뽑은 5골 가운데 2골을 책임지는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이정수는 자신의 골에 대해 "솔직히 행운이 많이 따랐다"며 "나이지리아전에선 선제골을 얻어맞고 나서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만들어 골이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전을 끝내고 가장 피곤한 밤을 보냈다는 이정수는 나이지리아전 골을 놓고 네티즌들이 '동방예의지국 슛'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에 대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런 얘기를 보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기성용이 차올린 볼이 이정수의 머리를 먼저 맞고 나서 오른발 슛으로 이어진 장면을 보고 네티즌들은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하듯이 골을 넣었다'며 동방예의지국 슛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이정수는 우루과이와 8강전 대비 상황에 대해 묻자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16강에 올랐지만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전을 치르면서 무려 6실점을 했다.

이것은 수비에 보완할 점이 많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상대가 잘했다기보다 우리 실수로 골 상황을 가져온 경우가 많았다"며 "오른쪽 풀백의 수비 문제를 많이 지적하고 있지만 그것은 수비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선수들이 함께 책임질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는 특히 "8강의 꿈을 품고 있다.

유쾌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우루과이 격파의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