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이틀째 하락, 숨고르기 국면을 이어갔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66포인트(0.33%) 내린 1725.82로 장을 마치며 173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지수는 미국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전날보다 0.52% 하락한 1722.52로 장을 출발한 후 약세권에 머무는 흐름을 보였다. 프로그램 매수세 등에 힘입어 장중 상승 반전을 시도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1721.41까지 떨어져 5일 이동평균선(1723)을 밑돌기도 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단기 급등한 데 따라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미국 증시 하락 등이 투자심리 발목을 잡았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주택지표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5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2.2% 감소한 연율 566만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12만건을 밑돈 수치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43% 내린 1만293.52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1.61%,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1.19% 하락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주요증시가 약세를 나타낸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7% 하락 마감, 1만선 아래로 밀려났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오후 3시17분 기준).

외국인이 124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등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반면 개인은 74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투신 역시 각각 717억원, 24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연기금 역시 93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290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15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3067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주도주인 IT(정보기술)과 자동차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과 전기전자 업종에 외국인이 대거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두 업종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기 등 IT주들이 1∼2% 떨어졌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2∼3%대 낙폭을 보였다.

지수 하락과 함께 증권업종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1.74%)으로 떨어졌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이 1∼3%가량 내렸다.

제품가격 인상을 재료로 철강금속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이 1∼2% 상승 마감했다.

채권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 발표에 대한 우려로 일부 소형 건설주들이 하락세를 지속했다. 벽선간설이 6% 넘게 떨어졌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책임연구원은 "예상에 못 미친 미국 주택지표 결과와 함께 중국 위안화 이슈로 단기 급등한 데 따른 가격 부담으로 코스피 지수 박스권 상단에서 수급 주체 간 매매공방이 벌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났다"며 "외국인이 해외증시에 연동해 한국증시에서 매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최근 한국주식 매도는 단기 대응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한가 5개를 포함한 33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443개 종목이 내렸다. 100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