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 C200 CGI'를 처음 본 순간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든 차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보수적인 벤츠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기존 C클래스와 비교해도 한층 날렵해진 느낌이다. 뚜렷한 V자 형태를 띠고 있는 전면부가 인상이 강렬해 한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파노라마 선루프,17인치 알로이휠 등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시동을 걸자 숨겨져 있던 내비게이션이 천천히 밖으로 튀어나왔다. 핸들의 위치도 운전에 적합한 위치로 상향 조정됐다. 4000만원대 C클래스에서도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 같은 설계를 채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800cc급임에도 불구,달리기 성능은 탁월했다.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자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2초.'달리기 전용'인 쿠페와 맞먹는 수준이다. 벤츠가 최근 개발한 직분사 가솔린 4기통 CGI 엔진의 힘이다. 기존 C클래스에 비해 차체가 가벼워진 것도 주행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속도와 도로 상황에 따라 충격흡수장치의 강도가 조정돼 고속주행시에도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남는 느낌이다.

연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ℓ당 11.9㎞를 움직일 수 있다. 고급 브랜드인 벤츠 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당 197g에 불과하다. 안전성도 뛰어난 편.시속 50㎞ 이상으로 주 행하다 급정거를 하면 후미등이 빠른 속도로 깜빡인다. 뒤차에 문제가 생겼음을 빨리 인식하게 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아쉬운 대목은 가속 페달의 감이었다. 살짝 밟았을 때는 반응이 둔하다. 답답한 마음에 조금 더 힘을 주면 예상보다 빨리 속도가 붙어 운전자를 놀라게 한다. 마음먹은 대로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려면 예민하게 발을 놀려야 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