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도 컴백…실적株 쓸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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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비차익 매수로 외국인, 1조 가까이 사들여
2분기 어닝시즌 앞두고 한국 비중 확대 나선듯
2분기 어닝시즌 앞두고 한국 비중 확대 나선듯
외국인이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다시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섰다. 그 덕에 코스피지수는 16일 17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돌아온 데 대해 증권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유럽계 자금이 주도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져 지난달부터 한국 증시에서 대거 돈을 빼갔던 유럽계 자금들이 2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서둘러 한국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비차익매수로 집중 '사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일부터 엿새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1조468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루 평균 2447억원에 달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의 상당부분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란 선물과 관계없이 15개 이상의 종목을 바스켓으로 묶어 한번에 대량 주문을 내는 매매 방식을 뜻한다. 즉 한국 증시의 '지수를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프로그램 비차익순매수는 9273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의 63%를 차지했다. 현 · 선물 간 가격차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는 프로그램 차익순매수가 4667억원으로 32%였다. 결국 11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와 무관하게 개별 종목을 골라 매수한 외국인 비중은 5%(740억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석경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팀 차장은 "지난주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했지만 국내 증권사로 들어온 외국인 주문은 매수보다는 매도가 더 많았다"며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 주문을 낼 때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만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5일 메릴린치증권 창구에서 현대차 하이닉스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등 16개 종목에 대해 한꺼번에 매수 주문이 쏟아진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유럽계 자금,한국 비중 다시 확대
외국인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통해 국내 주식을 사는 것에 대해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노린 것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어 이런 추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한국 시장에서 급격히 빠졌던 유럽계 자금들이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한국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차장은 "미국과 아시아계 자금들은 지난주 지수가 1700선에 다가서자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세의 상당부분은 유럽계 자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호성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무도 "그동안 외국인은 유럽 재정위기로 황급히 주식을 내다팔면서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을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며 "어닝 시즌이 임박해 실적주가 오를 때가 되자 재빨리 한국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5월 한 달간 꾸준히 낮췄던 한국 비중을 갑작스레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활용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2분기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등이었다.
외국인의 비차익매수는 향후 국내 증시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외국인이 다양한 업종에 걸쳐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수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비차익매수로 집중 '사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일부터 엿새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1조468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루 평균 2447억원에 달했다. 특징적인 것은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의 상당부분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란 선물과 관계없이 15개 이상의 종목을 바스켓으로 묶어 한번에 대량 주문을 내는 매매 방식을 뜻한다. 즉 한국 증시의 '지수를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프로그램 비차익순매수는 9273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의 63%를 차지했다. 현 · 선물 간 가격차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는 프로그램 차익순매수가 4667억원으로 32%였다. 결국 11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와 무관하게 개별 종목을 골라 매수한 외국인 비중은 5%(740억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석경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팀 차장은 "지난주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했지만 국내 증권사로 들어온 외국인 주문은 매수보다는 매도가 더 많았다"며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 주문을 낼 때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만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5일 메릴린치증권 창구에서 현대차 하이닉스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등 16개 종목에 대해 한꺼번에 매수 주문이 쏟아진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유럽계 자금,한국 비중 다시 확대
외국인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통해 국내 주식을 사는 것에 대해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노린 것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어 이런 추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한국 시장에서 급격히 빠졌던 유럽계 자금들이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한국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차장은 "미국과 아시아계 자금들은 지난주 지수가 1700선에 다가서자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세의 상당부분은 유럽계 자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호성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무도 "그동안 외국인은 유럽 재정위기로 황급히 주식을 내다팔면서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을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며 "어닝 시즌이 임박해 실적주가 오를 때가 되자 재빨리 한국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5월 한 달간 꾸준히 낮췄던 한국 비중을 갑작스레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활용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2분기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등이었다.
외국인의 비차익매수는 향후 국내 증시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외국인이 다양한 업종에 걸쳐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수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