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 선임이 연기됐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논의되지 않고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결산 승인 안건만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주총에서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날짜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추위가 이날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은 최근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되면서 권력에 가까운 인사들이 금융계를 장악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관측된다. 금융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인 어 위원장이 KB 회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사 중 3개사 회장이 'MB 인맥'에 장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사추위는 정연길 현 서울보증보험 감사를 차기 사장 후보로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위원들이 격론을 벌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금융공기업은 물론 민간회사 요직에도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감사가 차기 사장이 될 경우 서울보증보험마저 권력에 가까운 인사가 차지했다는 비판이 높아질 것을 우려, 일단 결론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정 감사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 출생인데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를 졸업, 대표적인 MB 인맥으로 분류해 왔다. 그는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광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고 20여년간 제일은행에서 근무한 뒤 한국철도공사 운영지원처장을 거쳐 2008년 6월부터 서울보증보험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